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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바둑] 이세돌 탈퇴서 쓰게 한 '기사회 적립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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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세돌 9단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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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으로 인기 상승을 기대했던 바둑계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알파고의 대국으로 '국민 기사'로 떠오른 이세돌 9단의 한국프로기사회(이하 기사회) 탈퇴다. 이세돌 9단의 기사회 적립금에 대한 불만이 탈퇴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기원은 "지난 17일 63스퀘어서 열린 한국바둑리그 개막식장에서 이세돌 9단과 그의 친형인 이상훈 9단이 기사회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세돌 9단의 기사회 탈퇴서가 수리되면 기사회의 정관 가운데 '기사회를 탈퇴한 기사는 기원이 주최·주관 또는 관여하는 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세돌 9단은 앞으로 한국기원이 주최·주관 또는 관여하는 대회에 나설 수 없다. 이세돌 9단은 물론이고 한국 바둑계에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이세돌 9단이 기사회 탈퇴를 불사하게 한 적립금은 지난 1970년대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현재 약 65억원이 적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사회 자치규약 내지 정관에 명시된 것으로 퇴직위로금 등 기사들의 복리를 위해 쓰인다. 또한 전 국민들을 위한 바둑 보급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적립금을 일률적으로 공제하는 것이다. 기사들은 한국기원 주최 대회의 수입에서는 5%, 외국 주최 대회 수입에서는 3%를 적립금으로 낸다. 많이 버는 기사가 더 많은 적립금을 내는 구조다. 다만 퇴직할 때 받는 위로금은 최고 400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성적이 좋은 기사들의 수령금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이미 여러 차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제 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2국이 끝나고 난 뒤에도 양건 기사회 회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1주일 뒤 이세돌 9단은 기사회 탈퇴서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이세돌 9단의 기사회 탈퇴는 결정되지 않았다. 기사회는 탈퇴서를 수리하지 않고 이세돌 9단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양건 회장은 이날 4시간에 걸친 대의원회를 마친 뒤 "일률 공제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세돌 9단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제율 축소를 두고 향후 대의원회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도 이세돌 9단과 이야기를 할 때 기사회가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이 9단과 공식 대화 약속은 잡지 않았지만 20일 제 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시상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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