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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對 中' 입장차 극명한 '사드', 동북아 정세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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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對 中' 입장차 극명한 '사드', 동북아 정세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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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우리나라와 중국 간, 미국과 중국 간 극심한 갈등요인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향후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 정부는 사드 배치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어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중국 정부는 "국익 침해"라며 갈수록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중 3국 모두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것이라는 인식은 형성된 듯하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외교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사드 배치를 계기로 G2(미국·중국) 간 동북아 패권 경쟁이 노골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중국이 결국에는 사드 배치를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美中간 신경전도 높아져

사드배치를 둘러싼 신경전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사드 배치 기준에 대해 "미군이 운용하는 만큼 미국 측 기준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가 최근에는 "한·미 동맹의 효용성 차원에서 모든 문제를 판단하고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와 중국의 입장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미 정부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스커드B·C(사거리 300~500㎞ 이하), 단거리(1000㎞), 준중거리(1000~3000㎞), 노동(1300㎞), 무수단(3000~4000㎞) 미사일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의 미사일 고도에 따라 1차로 사드가, 2차로 패트리엇(PAC-2, PAC-3) 등이 대응하는 다층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한국이 편입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드 레이더(AN/TPY-2)가 전진배치용(FBR)으로 쓰일 경우 자국 영토까지 그 범위가 미치기 때문에 "국익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선 한·미 정부와 중국 정부 간 입장 차이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 간 미묘한 '온도차' 가능성에 주목한다. 미국 측이 사드 배치에 적극적인 것은 주한미군과 한반도 방위 목적 외에도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사드 배치 문제를 공식 논의하기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의 협의 개시 시점을 두고 빌 어번 미 국방부 대변인이 "합동실무단이 만났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반나절 만에 "공식적으로 회의를 하지 않았다"고 번복한 것을 두고, 미국이 중국의 반발을 못마땅하게 여겨 지나치게 속도를 내려다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시각이 많다.

◇中 '노골적 반발' 경고 수위 높아져…"韓·中 관계 거스르지는 못할 것" 시각도


실제로 중국 측의 반발은 '신중한 대처'에서 '반대', '계획 철회'까지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유방과 항우에 얽힌 고사를 인용하면서 "항장이 칼춤을 춘 뜻은 패공에게 있다"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미국의 중국 견제에 한국이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더 나아가 무기 체계 등 군사력를 동북에 배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도 심기가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만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데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중국 본토까지 미치지 않는 종말단계 요격용 레이더(TBR·탐지거리 600~900㎞)인 만큼 중국이 반발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외교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군사적 관점으로 보면 중국 역시 막강한 탐지 능력을 자랑하는 레이더를 전략미사일부대 등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결국 미군이 사드를 운용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상당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반대 차원을 넘어 '계획 철회'까지 요구한 이상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경제적 보복 조치 등 한·중 관계를 훼손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과의 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긴장 고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중국 역시 군사적 대응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실제 중국은 최근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31'의 발사 장면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군사 조치가 강화될수록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중 군사협력의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nl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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