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고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식·원유 폭락..하강 경고 잇따라

경기부양책 등 정책 당국 개입 여부 주목

주식·원유 폭락..하강 경고 잇따라

경기부양책 등 정책 당국 개입 여부 주목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가 엄습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에서 발표된 경제 지표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예고했으며 유럽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는 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금융시장을 거쳐 실물 경제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 사태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장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하강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등 정책 당국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뉴욕증시 2%대 급락..원유·금 가격도 폭락

유럽증시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경기 지표 악화에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9% 떨어졌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30 지수는 0.77%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도 0.39% 내렸다.

스페인(-0.33%), 포르투갈(-0.37%), 벨기에(-0.43%), 스위스(-0.10%), 덴마크(-0.20%). 오스트리아(-1.22%) 등의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대의 낙폭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50.82포인트(1.96%)나 떨어졌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2.23%와 2.44%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4.0% 떨어져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8월 인도분 금값도 3.1% 급락해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 경기 하강 경고..유럽 불안 지속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의 급락세는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최근 4주간의 평균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해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의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모두 악화됐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HSBC가 발표한 중국의 6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8.1로 8개월째 기준치인 50을 밑돌아 중국의 제조업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6월 복합구매자관리지수(C-PMI) 예비치는 46으로 5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특히 제조업 PMI는 45.1에서 44.8로 떨어지며 3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미 필라델피아 지역의 6월 제조업지수는 -16.6으로 시장의 전망치 0은 물론 전월의 -5.8에도 미치지 못했고 영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마르키트가 조사한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월에 52.9를 기록해 최근 4개월 새 가장 부진한 수준이었다.

PNC 웰스매니지먼트의 제이스 두니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가 모멘텀을 잃었다"면서 "지금 미국 경제는 일부 정체됐으며 여기서 빠져나올 수는 있겠지만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를 분석하면서 시장은 조만간 악화하고 있는 성장 전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투자자들에게 S&P 500지수에 대해 숏(매도) 포지션을 권고했다.

웨드버시 모건의 시티븐 마소카 이사는 "유럽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이고 있으며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의 기원은 유럽이지만 현재 다른 곳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위기의 출발점인 유럽의 상황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한 스페인이 이날 22억 유로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금리가 크게 올라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부 컨설팅 기관의 회계감사 결과 스페인 은행이 필요로 하는 자본 확충 규모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스페인 이외에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위기도 현실화될 수 있고 위기 해결에 필요한 유럽 국가들 간의 이견 조율도 쉽지 않아 보인다.

◇ 정책 당국 대응 관심..EU 정상회의 주목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경기 부양책 등 정책 당국의 개입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은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의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해 자구노력을 촉구하면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의장도 전날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 양적 완화도 고려할 수 있다"며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 정책 당국의 대응도 관심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8∼29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럽이 이번 회의에서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한다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leesang@yna.co.kr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