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일)

5천억빚 향군, 700억 날려 통장엔 수백만원뿐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영사업체 40세 사업단장

부실기업 보증 … 도박 탕진

향군, 대출 받아 790억 갚아

제대 군인 등 850만 명이 회원으로 있는 재향군인회(회장 박세환)가 산하 사업단장의 횡령 범죄 때문에 790억원을 투자회사에 대신 물어주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초 700억원이 입금돼 있던 향군 명의 예금계좌에는 현재 잔액이 수백만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향군의 부채가 5000억원대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18일 재향군인회 5개 직영사업체 중 하나인 S&S사업본부 산하 U-케어 사업단장 최모(40)씨를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서초동 U-케어 사업단 사무실에서 코스닥 상장사인 G사가 16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향군 명의로 보증을 서 줘 KTB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C사로부터 160억원을 대출받도록 도왔다. 최씨는 이어 G사와 ‘전기 자동차 i-PLUG 부품과 완성차 판매용 용역을 제공한다’는 물품 공급계약을 맺은 뒤 160억원 중 선이자 및 BW 발행 주선 수수료, 보훈성금 등을 뗀 나머지 141억원을 향군 명의 예금통장으로 송금받아 관리하던 중 절반가량을 횡령했다. 이를 비롯해 최씨는 올해 2월까지 23차례에 걸쳐 Q·W사 등 4개 상장회사가 총 790억원어치의 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방식으로 모두 27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의 범행은 그러나 지난 4~5월 순차적으로 BW의 만기(1년)가 도래하면서 들통이 났다. 만기가 도래해도 G사 등이 돈을 갚지 않자 C사가 지급보증을 선 향군에 변제를 요구했고 향군은 새로 대출을 받아 790억원을 갚았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 직장 상사들의 공모 및 상장사 대표들의 공모 혐의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강수·정원엽 기자

조강수.정원엽 기자 pinejo@joongang.co.kr
▶조강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pinejo/
[ⓒ 중앙일보 & Jcube Interactive In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