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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교회 전도사는 근로자에 해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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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박세웅 기자 =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까?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최병준 부장판사)는 '남편 B씨가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나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A(35)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가 전도사로 부임하는 과정에서 담임목사의 면접 및 교회내 위원회의 승인 의결을 거친 뒤 교회측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 근로계약서에는 교회측으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사례비의 액수 및 지급시기, 지급방법과 계약기간, 근무시간, 근무장소 및 직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명기된 점으로 미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B씨는 영세한 규모의 교회 특성상 본연의 종교활동 이외에도 담임목사의 지시에 따라 각종 업무를 망라해 수행하는 등 제반업무의 특성상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또한 B씨가 교회에서 근무할 당시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현재 성직자에 대한 소득세 과세여부나 4대 보험적용 여부 등에 관한 일관된 정책이나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사정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종교적 관점에서 성직자를 두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평가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개별적·구체적 사안에서 해당 성직자를 사회적 관점이나 법적 관점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평가해 사회보험의 일환인 산재보험 등의 혜택을 받도록 할 것인지 여부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밝혔다.

A씨는 교회 전도사로 일하던 남편 B씨가 2010년 12월5일 오후 4시15분께 담임목사의 지시로 비품을 구입하기 위해 교회차량을 운전하고 가던 중 빗길에 미끄러지며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해 숨지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당하자 이같은 소송을 냈다.

sw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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