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죽음의 조는 역시 달랐다. 우승후보 네덜란드가 복병 덴마크에게 덜미를 잡혔다.
덴마크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카르키프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를 1-0으로 눌렀다. 전반 24분 미히엘 크론-델리(브뢴드비)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독일, 포르투갈, 덴마크가 속한 B조는 이번 유로 2012에서 가장 험난한 조로 일찌감치 꼽혔다. 그 가운데 덴마크가 그나마 가장 약체로 평가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무색하게 됐다.
덴마크가 네덜란드를 국제무대에서 누른 것은 1967년 10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에서 3-2로 이긴 이후 무려 45년 만이다. 그만큼 덴마크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 승리였다.
초반에 수비를 견고하게 하면서 네덜란드의 공세를 막아낸 덴마크는 전반 24분 천금같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받은 크론-델리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크론-델리의 발을 떠난 슈팅은 네덜란드 골키퍼 마르턴 스테켈렌뷔르흐의 다리 사이로 빠져 골로 연결됐다.
다급해진 네덜란드는 월등한 볼점유율을 바탕으로 덴마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볼점유율도 55-45 정도로 덴마크를 압도했고 슈팅숫자도 32-8로 4배나 많았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공격은 번번이 덴마크의 수비벽에 걸렸고 좀처럼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엄청난 슈팅 숫자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효슈팅은 5-4로 네덜란드가 겨우 1개 앞섰을 뿐이었다. 오히려 간간이 펼쳐진 덴마크의 역습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중반 이후 라파엘 판 더 바르트, 클라스 얀 훈텔라르 등 공격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교체투입하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덴마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골문을 굳게 걸어잠궜다. 결국 한 골차 리드를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켜내며 귀중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네덜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로빈 판 페르시를 앞세워 공격을 펼쳤지만 공격 조직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덴마크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덴마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팀으로서 잘 만들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시몬 카에르와 다니엘 아게르. 시몬 풀센, 라스 야콥센이 버티는 수비 조직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네덜란드전 승리로 덴마크는 단숨에 무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됐다.
반면 네덜란드는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 나머지 팀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믿었던 최전방 공격수 판 페르시는 컨디션 난조가 뚜렷했고 측면의 아르옌 로벤은 동료들을 개인플레이에만 신경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중원 사령관을 맡은 베슬레이 스네이데르도 특유의 패스와 돌파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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