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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밀린 병원비 만7천원 때문에…응급환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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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는데, 예전에 치료비를 덜 냈다면서 접수도 받아주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기실에서 5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에 덜 냈던 돈은 1만 7천 원이었습니다.

기동 취재,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새벽 4시쯤, 지인의 집에서 잠자던 58살 유 모 씨가 오한과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119 구급대원이 출동해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겼습니다.

[김철희/면목119안전센터 소방사 : (환자가) 몸을 떨면서…현장 도착했을 땐 화장실에 계셨거든요. 몸이 좀 안 좋아 보인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죠.]

병원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환자의 체온과 혈압, 그리고 상태를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원무과 직원은 접수 전에 환자의 과거 미수금 얘기부터 꺼냈습니다.

[최초 신고자 : '아 지난번에 만 7천 원 덜 냈네요. 그걸 주세요. 그걸 줘야만 접수가 됩니다.' 그러더라고요. 만원밖에 없는데 이거 가지고 해달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환자는 응급실 앞 대기실 의자에 5시간 넘게 앉아 있었고 오전 9시 의식불명에 빠져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복막염이었습니다.

병원은 진료가 늦어진 이유가 꼭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유 씨가 지난 6월, 병원을 찾았을 때 폭력적 성향을 보였고 가족에게 연락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입니다.

[병원 직원 : 진료하러 왔는데, 진료 안 한 건 어쨌든 (저희) 문제죠. 병원으로서는 진짜 황당하기도 하고…]

하지만 응급환자 여부를 의료진이 아닌 원무과 직원이 판단한 상황, 그리고 5시간 넘게 혈압이나 체온 같은 기초 점검조차 하지 않은 이유, 이런 진료거부 의혹에 대해 병원 측은 뚜렷한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이준영)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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