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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이란에 구급차 판매 제안? 이란이 먼저 원했다"

이란 대변인 "우리가 필요한 건 동결자금 해제"... 양측 갈등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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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결자금 대신에 구급차를 판매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이란 정부가 분노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 이란 현지 신문 보도. ⓒ I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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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방문했던 한국 대표단이 이란측에 구급차 판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교부는 "이란이 먼저 제안했다"고 답했다.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이란시각) 밤 정부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한국 대표단이 이란에 동결자산 대신 구급차 판매를 제안했다며 "이란은 구급차가 필요없다"고 비난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등 한국 대표단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간 이란을 방문, 이란의 고위급 인사들과 만났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바에지 비서실장은 이 기사에서 "우리는 경제전쟁과 압력에 맞서서도 지난 3년간 나라를 운영해왔다"며 "몇 대의 구급차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또 "대신 우리는 한국에 묶여있는 돈을 원하며 (동결)이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외교부 차관의 이란 방문은 이란 외교부와 이란중앙은행이 가한 압력 때문에 지난달 준비됐다"고 말해 최 차관 방문이 이란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또 "한국 대표단은 이란에 와서 몇 가지 제안(comments)을 했지만, 이란 외교부와 이란중앙은행은 단호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돌아가서 한국 정부로부터 이란 자산의 해제 허가를 받아오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란은 만약 한국이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에 실패할 경우 법적 행동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 조치를 취했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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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마흐무드 헤크마트니어 이란 법무차관과 면담하고 있다. ⓒ 외교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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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도적 물품 제공 제안한 듯... '창의적' 방안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이란간에는 기존부터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인도적 교류의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공감하에 다양한 방식들에 대해 협의가 진행돼왔다"면서 "이란 측으로부터 구급차를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즉,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게 아니라 이란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이란측은 우리 측이 새삼스럽게 제안한 것으로 말하는데 사실과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을 보면, 한국 대표단은 이란 정부에 한국의 은행들에 묶여있는 이란의 원유수출대금 대신 구급차, 의약품, 코로나 백신 등 다양한 인도적 물품을 구입해 제공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의 이란 방문 전 기자들에게 "이번 대표단이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한 '창의적'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구급차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가 동결된 자금으로 의약품이나 백신 등을 구입해 제공하는 방안은 이미 거듭 논의가 됐던 것인 만큼 결국 '창의적' 방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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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을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억류중인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 외교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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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자금 문제 강경한 이란... 정부, 깊어가는 고민

이란 정부가 이같이 강경한 자세를 보임에 따라 억류된 유조선과 선원들의 조기석방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떠안은 한국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이란측은 한국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동결자금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지만, 이는 미국 정부의 허가없이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한국의 은행 2곳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계좌에는 약 70억 달러(7조6천억원)에 달하는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다. 이란은행이 한국은행에 지불준비금으로 예치한 20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90억 달러(약 9조 8천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한국과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이 계좌를 통해 달러화로 직접 거래하지 않으면서 물품 대금을 결제해왔으나 지난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이 계좌의 운용이 중단됐다.

한편, 최 차관은 14일 오후 귀국한 뒤 기자들에게 "이란 측에 우리가 해야 할 요구를 엄중히 했고 (미국의 제재로 인한) 그들의 좌절감 또한 정중히 경청했다"며 "이번 방문에서 조기 석방이라는 결과물을 도출 못했지만 선박과 선원에 대한 이란 정부의 조치가 조속히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경년 기자(sadragon@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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