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머리 잘쓰는 규성이…사고 칠 줄 알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28일(한국시간)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조규성이 두 번째 헤더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카타르/박형기 기자>


"헤더와 위치 선정이 좋아서 최전방 공격수로 전향할 것을 권유했는데 월드컵에서 제대로 사고 쳤네요."

이승원 광주대 축구부 감독이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가나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제자 조규성(전북 현대)이 멀티골을 터뜨린 것을 보고 한 말이다. 이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조규성을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시킨 조력자다.

이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전향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조규성의 활약이 놀랍다. 헤더와 위치 선정 외에도 슈팅, 볼 소유, 드리블 등의 능력까지 갖춘 단점 없는 선수가 됐다"며 "월드컵 한 경기에서 최초로 멀티골을 터뜨린 한국 선수가 된 조규성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골망을 흔드는 최전방 공격수는 그동안 한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다. 황선홍과 최용수, 이동국, 황의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규성은 이 계보를 이어 향후 10년 이상 한국 축구의 최전방을 책임질 선수로 급부상했다.

처음부터 최전방 공격수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다. 이호초등학교에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간 조규성은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는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러나 조규성이 중원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발 기술과 패스가 뛰어난 선수가 미드필더에 많아 조규성은 그저 그런 선수로 분류됐다.

대학교 2학년 진학을 앞두고 고민 끝에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조규성은 펄펄 날았다. 그는 출전하는 경기마다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나갔다.

K리그2 FC 안양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조규성은 발전을 거듭했다. 전북 현대와 김천 상무 시절에는 근육만 6㎏을 늘려 힘까지 겸비한 완성형 공격수가 됐다. 2022시즌 K리그1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은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에서도 득점 능력이 폭발했다. 조규성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집어넣으며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감독은 "언젠가는 머리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번 월드컵이 될 줄은 몰랐다. 대학 시절부터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정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