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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자축구 새 역사 준비하는 '벨 교수'의 진단 "뛰는 양보다 스프린트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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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우승 목표 담금질 돌입

뉴스1

콜린 벨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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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스1) 안영준 기자 = 콜린 벨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단순히 뛰는 양보다 스프린트 횟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벨 감독은 이것에 선결돼야 한국 여자축구가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벨 감독은 6일 파주NFC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대비한 첫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났다. 벨 감독은 이 자리에서 E-1 챔피언십은 물론 내년에 열릴 2023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의 좋은 성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공개했다.

벨 감독은 설명에 앞서 자신이 평소 공부했던 노트를 꺼냈고, 준비한 안경까지 썼다. 능숙한 한국어로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방대한 자료를 뒤적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교수님'이었다.

'벨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바로 '스프린트'였다. 스프린트란 단거리를 전력으로 달리거나 수영하는 행위을 말한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스프린트는 경기 전체 템포를 바꾸고 상대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벨 감독은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WK리그와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모두 '뛰는 양'은 비슷하다. 한국 대표팀과 다른 대표팀도 마찬가지"라면서 "결국 차이를 가르는 건 스프린트다. 고강도 러닝과 스프린트를 적절한 때에 누가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 감독은 "또한 스프린트 후에도 곧바로 다음 스프린트를 할 수 있는 회복의 힘, 즉 체력도 길러야 한다. (월드컵처럼) 3일 후 바로 열리는 경기에서도 이전의 컨디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를 갖추는 게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강호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좁은 코트에서 진행한 미니 게임 훈련도 이와 같은 철학과 궤를 같이 했다. 언뜻 일반 미니 게임 훈련과 비슷해보였지만, 벨 감독은 여기에 더해 끊임없이 빠른 스프린트, 전환, 체력 회복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쉴 틈 없이 공수 상황이 바뀌도록 설정했다. 전환 과정에서 속도가 붙지 않거나 스프린트 타이밍을 주저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선수들은 처음엔 템포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이후 빠른 스프린트와 회복, 다시 빠른 스프린트와 회복을 반복하며 조금씩 리듬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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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과 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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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은 2023 여자 월드컵에서 지금껏 한국 여자축구가 이루지 못했던 최고의 성과를 준비하고 있다는 야심도 공개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5 캐나다 대회 때 일군 16강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 역시 '스프린트' 능력이었다.

벨 감독은 "스프린트와 회복을 세계적 팀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올려놓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새 역사를 쓸 기회는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는 단호한 표현과 함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얻지 못했던 성적을 얻으려면 (준비 과정에서)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과정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여자 축구 종사자 전반의 걸쳐 이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구성원 모두의 협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1 챔피언십은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축구와 비슷한 수준의 스프린트를 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아시아 강호인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이와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한다면, 세계 강호들이 즐비할 월드컵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벨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더욱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32도의 폭염이 이어지는 더운 날씨지만, 벨호는 7일부터 15일까지 하루 두 차례씩 스프린트와 빠른 전환을 위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16일 결전지 일본으로 출국, 19일 한일전을 시작으로 E-1 챔피언십 일정을 시작한다.

벨 감독은 "모든 경기가 월드컵을 위한 단계다.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증명을 하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말로 E-1 챔피언십 출사표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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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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