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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8일 사이 크게 무너진 공든 탑, 또 '막판 악몽'에 시달리는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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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에 이어 FA컵도 4강에서 중도하차

K리그는 전북에 밀린 2위로 파이널라운드

뉴스1

27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4강 울산현대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전남이 2대 1로 승리했다. 2021.10.2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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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지난 2년 동안 울산 현대을 괴롭혔던 '시즌 막판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여기서 더 흔들리면 '잘해 놓고 무관'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또'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산의 상황은 희망적이었다. 토너먼트인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각각 4강까지 올라 있었고 K리그1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우승의 최대 걸림돌인 전북 현대를 ACL과 리그에서 모두 이겼기에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일각에서는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 즉 '트레블'도 가능하다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시즌 내내 공들여 쌓아올렸던 탑이 단 8일 동안 발생한 3패로 크게 무너졌다.

울산은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ACL 4강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한 것에 이어 24일 성남FC와의 K리그1 33라운드와 27일 FA컵 4강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각각 1-2로 패했다. 각기 다른 3개의 대회에서 모두 패하며 시즌 첫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트레블이 가능했던 울산은 이제 K리그1 하나만을 남겨뒀다. 그마저도 선두를 전북에 내주고 추격자 입장에서 스플릿 라운드를 맞이한다.

울산은 시즌 막바지 안 좋은 기억이 많다. 2019년 K리그1에선 10월2일부터 11월30일까지 줄곧 선두였지만 12월1일, 최종전 단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전북에 우승을 내줬다.

2020시즌 K리그1에서도 7월12일부터 10월24일까지 무려 3달 넘게 선두를 유지했지만 10월25일 전북에 선두를 내주고 11월1일 2위로 시즌을 마쳤다. FA컵에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전북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두 시즌 모두 긴 시간 선두를 달렸던 울산에겐 '무관'으로 끝난 최종 결과가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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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가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울산 이동경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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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지난 2년이 겹쳐질 울산이고,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위기다. 중요한 순간, 완전히 떨쳤다고 생각했을 '뒷심 부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약했던 아쉬움을 잘 알고 있던 울산은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공 들였다.

홍명보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이청용과 신형민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큰 경기를 이겨내는 힘을 길렀고, 승리를 통해 심적으로 강해졌다. 대표적으로 전북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것이 가장 큰 소득이고 덕분에 "이제는 울산이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래서 다시 찾아온 '악몽'이 주는 타격이 더 크다. 이번엔 진짜 다르다 싶었는데 예전의 아쉬움이 또 반복된다면 치명타다.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ACL 4강 진출을 확정했을 때 "시즌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 앞에 중요한 경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 경기들을 모두 집중해 최선을 다해 치러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막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바 있다.

이미 탈락한 ACL과 FA컵은 어쩔 수 없겠지만, K리그1를 위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할 울산이다. 충분히 역전 가능성이 있다. 전북과의 맞대결서 1승2무로 앞서는 등 이전만큼 절망적이지도 않다.

K리그 우승에 올인해야 할 울산으로선 악몽이 다시 악몽을 부르느냐, 아니면 악몽의 두려움을 잊을 만큼 충분히 달라졌음을 증명하느냐 중요한 기로에 있다.

지금까지 길고 험한 길을 아주 잘 달려왔으나, 울산의 2021시즌은 파이널라운드 5경기만을 남겨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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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울산 현대 이동경이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2021.10.17/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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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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