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안 풀리는 K리그2 우승후보 제주, 하필 이때 떠나는 부천FC 원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6일 3연승 선두 부천과 4라운드…13년 만에 사상 첫 대결

뉴스1

K리그2 우승후보로 꼽히던 제주가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 하필 이때 부천 원정길에 오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K리그2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도 시즌 초반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제주유나이티드 앞에 또 하나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제주 입장에서는 '하필 이때'라는 말이 나올 매치업이다.

제주는 26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부천FC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K리그2 4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다. 무려 13년 만에 성사된, 부천과 제주의 사상 첫 맞대결인 까닭이다.

두 팀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06년 SK프로축구단이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 것이 기본 배경이다. 이후 제주도에는 제주유나이티드가 자리 잡았고, 기존의 팀이 사라진 부천의 축구팬들은 2007년 부천FC를 탄생시켰다.

조금씩 골격을 갖춰나가던 부천FC는 2013년 K리그2에 입성했다. 하지만 제주유나이티드가 K리그1에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까지는 두 팀의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제주가 강등의 철퇴를 맞으면서 K리그2에서 만남이 이루어지게 됐다. 제주와 부천의 현재의 상황이 정반대라는 것도 흥미를 키운다.

제주는 올 시즌 '승격 전문가' 남기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승격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베테랑 스트라이커 정조국과 울산현대에서 뛰던 파워풀한 공격수 주민규를 영입했고 발렌티노스, 에델, 박원재, 윤보상 등 알토란 자원들도 대거 수혈했다. 이쯤이면 1부에서도 경쟁력 있는 스쿼드다.

그런데 아직 1무2패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대결에서는 먼저 2골을 넣고도 2-3으로 역전패했다. 주장 이창민의 퇴장과 함께 밸런스가 무너지는 악재가 있었다고는 해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개막전에서 지난해 최하위 서울 이랜드와 0-0으로 비기며 불안하게 시작했던 제주는 2라운드서 전남에게 0-1로 패한 것에 이어 대전전 역전패까지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내부적인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필 이럴 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게 됐다.

뉴스1

부천FC 구단은 특별한 포스터까지 제작, 제주와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부천 제공)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고지 이전에 따른 불편한 관계가 전부는 아니다. 현재 부천FC는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천FC는 지난 23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0일 원정 개막전에서 충남아산을 1-0으로 꺾은 부천은 16일 홈에서 열린 FC안양과의 2라운드에서도 종료 직전 '극장골'과 함께 2-1로 이겼다. 안산전 승리를 묶어 3연승에 성공한 부천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던 주요 팀들을 밀어내고 순위표 꼭대기에 올라섰다. 또 다른 동기부여도 있다.

부천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최종 4위를 차지,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다. 그 기세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도합 8연승 중이다. 부천 팬들이 13년을 기다린 제주와의 대결에서 그들은 9연승을 노린다. 참고로, K리그2 정규라운드 최다연승 기록은 2013시즌 상주상무가 작성한 11연승이다.

여러 가지 조건을 볼 때 제주 입장에서 한숨이 나올 상황이다. 진부한 표현인 '위기이자 기회'라는 문장으로 위안 삼기에는 제주가 좋을 게 없어 보이는 대결이다. 잘 안 풀리는 우승후보 제주가 시즌 초반 큰 고비 앞에 섰다.
lastunc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