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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10년째 공회전 광명시흥 신도시…文정부 업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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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방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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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6번째 후보지로 선정된 광명시흥 지구 전경.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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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4.3배 크기인 1271만㎡ 부지에 7만 가구 아파트'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발굴했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던 경기 광명·시흥 지구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6번째 지역으로 재탄생했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 부지와 공급 물량으로 발표 직후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권은 물론 금천, 관악, 구로 등 서울 서남권 주거 수요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이런 장밋빛 전망은 주택과 각종 기반시설은 물론 GTX, 제2경인선 등 철도 교통망까지 완전히 구축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이 엇갈려 신속한 추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명 구도심 주민 반대 여론…시흥 지역은 개발 기대감 높아

광명 주민들은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중심지인 광명뉴타운 재개발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고 철산동 재건축, 하안동 공공택지 개발 등으로 추가 입주 물량도 많은데 신도시 공급물량이 더해지면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명뉴타운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매수자 위주로 집값 하락 우려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신도시 0순위 후보라는 말을 듣고부터 매물을 내놓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광명뉴타운과 재건축 지역인 철산동 등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였는데, 당분간은 답보상태를 보일 것 같다"며 "2구역이 곧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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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15구역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공사 현장 /사진=방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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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광명시흥 신도시가 공공분양 위주여서 기존 구도심 정비사업 단지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광명시흥 신도시 청약을 위한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광명에 비해 개발이 더뎠던 시흥 지역은 개발호재를 반기는 분위기다.

시흥 과림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곳은 30년 이상 된 저층 빌라가 대부분이고 전세나 매매도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변화가 이뤄지길 간절히 원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무지내동 C공인중개소 대표는 "2010년부터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에 환경이 아주 열악했는데, 신도시로 지정이 돼 개발이 이뤄질 거란 기대감이 크다"며 "부지가 큰 공장이나 토지 소유주들은 보상비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시흥 과림동 등 일부 지역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된 이후 난개발을 막기 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오랫동안 개발이 이뤄지지 않자, 일부 지역은 환지방식으로 자체 개발을 준비해왔는데 신도시 지정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서다.

공장 소유주와 세입자 지원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지내동 D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공장 세입자들은 나가야 한다는 소식에 걱정이고, 소유주는 지역을 옮겨야 하는데 주변 땅값이 올라 지을 데가 없어 걱정한다"며 "무허가 고물상 등도 많은데 이들에 대한 대책도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주민 동의, 토지 보상, 교통망 확충 선결돼야"

전문가들은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이 성공하려면 주민 동의, 토지 보상, 교통망 확충 등 선결 과제가 많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2·4대책에 포함된 도심 역세권 개발안보다는 부지확보 측면에서 현실적인 방안이지만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선 함께 발표한 철도와 도로망 확충 계획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광명시흥은 10년 전에도 지구 지정이 됐지만 주민 반발과 시장침체로 무산된 곳"이라며 "현재 광명뉴타운 16개 단지가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 예정이고, 철산동 재건축 조합도 많이 생겨서 그때보다 주민 반발이 더 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주택수요 분산도 좋지만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로 개발해야 지속 가능성이 있다"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테크노밸리 조성을 적극 추진해야 주민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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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 신도시 위치도 및 교통 계획. /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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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막대한 토지보상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첫 지구지정 당시 토지보상 추정액이 8조8000억원에 달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광명시흥은 2010년 보금자리지구 지정 당시 토지보상 추정액이 8조8000억원에 달했다"며 "그때보다 부지 규모는 줄었지만 그동안의 공시지가 상승을 고려하면 전체 보상액은 10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토지주들과의 보상 협의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광명시흥 토지주 모임인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 취락지구 광명시흥주민연합체’는 "정부는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지역에 대해 개발제한구역에서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했고 이어 특별관리지역으로 재지정하면서 오락가락 정책 실패를 거듭해 왔고, 이 과정에서 주민피해는 가중됐다”며 “독선적이고 위법적 행정이 계속될 경우 법치 수호를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활한 추진을 기대한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24일 기자설명회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지자체와 협의하면서 충분히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시를 만들고 여러 제기된 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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