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에 각세우는 이재명…靑 "더 잘하겠단 취지로 이해"

부동산, 방역, 경제 등 연일 文정부와 차별화 시도

與도 "文지지율 솔직히 부담"…靑 '말년 없는 정부' 매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1.1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여당과 이 후보의 행보를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며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뉴스1 통화에서 이 후보의 차별화 행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상충도 아니고 다음 정부에서는 더 잘하겠다는 취지에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여러 차례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을 포함해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전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은행 영업이익률이 다 줄었는데, 유일하게 한국만 확 늘었다"며 "결국 정부의 정책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전날(6일)에는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코로나19로 국가 지출이 얼마나 늘었나. 정말 쥐꼬리"라며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재정 당국을 비판했다. 방역과 관련해서도 "소위 K방역으로 전세계에서 호평받았는데 정부의 부담보다는 결국 일선 국민의 부담과 희생으로 만들어낸 성과"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체로 이 후보의 이같은 차별화 행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오히려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며 "현 정부가 하던 것을 다 이어받는다면 공약이 될 수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1.10.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지난달 22일 이 후보의 차별화 시도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며 "서운한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여유는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직 30% 후반~40% 초반 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이란 점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한국갤럽 조사(지난달 30일~이달 2일)에서도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 긍정률은 전주 대비 1%p 상승한 38%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내에서도 이런 문 대통령의 안정적인 지지율 상황은 부담이다.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며 "솔직히 말씀드린다. 엄청 부담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일단 임기 말까지 대선 등 정치적 이슈와 거리를 두며 '말년 없는 정부'로서 국정동력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에는 임기 말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1·2차관 등 차관급 8명의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역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미래 안보에 대응 차원에서 신기술·사이버 안보비서관실을 신설하는 등 직제 개편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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