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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文대통령 "숙고 시간 끝나간다"…한미회담 후 '北대화' 시동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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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호응 기대" 3번 언급…"美와 '北견인책' 긴밀 협의"

전문가 "北견인책 전략적 미공개" vs "구체안 없고 희망만"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후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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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은 임기 1년이 한반도의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라며 조속한 남북,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북한이 대화를 완전히 거부한 상태는 아니며 '마지막 판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가 본격적인 대북 대화 재개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있다"며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제' '싱가포르 선언 토대' '외교를 통한 해법' 등의 기조를 담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을 더욱 긴밀히 조율해 남과 북,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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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연설서 백신 접종을 호소하며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백신의 최소 1회 접종을 마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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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호응 기대' 3번 언급한 文…바이든 만나고 본격 대화 시동 걸듯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는 발언을 총 3번했다. 지난 2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을 내세워 잇달아 대남·대미 '말폭탄'을 쏟아낸 북한의 행보를 두고서는 "대화를 거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함께 평화를 만들고 함께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명한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모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통분모로 '외교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비록 무산됐지만 지난 2월 중순에 이어 최근에는 대북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우리 정부는 남북·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동력 마련 '요인'으로 한반도 종전선언 등을 구상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은 알려진 게 없다. 또한 일각에서 주목하는 일부 대북제재 완화·유예 사안에 대해서는 자칫 한미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위험성이 여전히 크다.

일련의 상황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 할 '아이디어'와 관련해 한미 정상간 조율을 마치고, 일단 대화 재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빠르게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해 더 긴밀하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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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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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文, 北견인책 전략적 미공개" vs "구체안 없고 희망만 담겨"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복안'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의지를 피력했다는 평가와 희망만을 담았지 구체안은 제시하지 못해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있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북한 견인책을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고 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협의가 된 후에 공개해야지 그렇지 않고 먼저 발표했다가는 최근 '쿼드 백신 스와프' 논란처럼 한국의 언론플레이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내용을 현재 언론에 공개된 것보다 더 자세하게 보고 받았을 것"이라며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종전선언과 남북합작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등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불가역적인 평화 등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감지됐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한미공조를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답이 없고 그저 만나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내용만 담긴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것은 북한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개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번 대통령 연설에도 불구하고 남북, 북미대화 재개 등에 대한 불투명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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