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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文대통령 '767km 강행군'…영·호남, 충청 돌며 수해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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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상인들에 누 될까봐 못 왔었다…피해 안타까워"

소 잃은 주민들 하소연…"내 자식 죽는 느낌", "살려 달라"

9시간 가량의 강행군 일정…KTX서 호우 대책 점검 회의도

뉴시스

[하동=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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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12일 집중 호우 피해 현장 점검에 나섰던 문재인 대통령의 이동거리만 767km에 달했다. 경남·전남·충남을 가로지르는 9시간 이상의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 주민들의 하소연을 경청하고 집 잃고 소 잃은, 애끓는 마음을 위로했다.

오전 10시께 KTX에 몸을 실은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경상남도 하동군이었다.

화개천의 범람으로 2m 가까이 침수된 화개장터를 포함한 하개면을 찾았다. 이곳은 전날 긴급점검회의에서 김경수 경남도시사가 극심한 피해 상황을 알린 지역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때에 순식간에 맞닥뜨린 침수 피해로 상인들의 표정에는 막막함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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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폭우로 무너진 전남 구례군 서시1교 밑 제방을 둘러보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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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화개장터 꽈베기와 약초, 장터국밥 등을 파는 가게들을 샅샅이 둘러보며 상인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피해가 보고 싶었는데 상인들에게 누가 될까봐 못 왔었다"며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 안타깝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상인들은 하소연을 쏟아냈다. 한 식당 주인은 "상인들이 잠을 못잔다"고 호소하자 문 대통령은 상인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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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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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통합상황실을 찾아 하동군 피해 상황을 전해 들은 뒤 "속도 있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앙정부도 함께한다는 믿음을 갖고 하루라도 빠르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이어서 찾은 곳은 전라남도 구례였다.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380㎜의 폭우로 섬진강 지류 서시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범람한 황톳물이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킨 곳이다.

마을의 대부분의 재산과도 같은 소 대부분은 폐사되거나 실종됐고, 일부 소들은 구사일생으로 주택·축사 지붕 위로 대피,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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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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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심각한 피해 현장을 눈으로 본 문 대통령은 "와서 실제 보니 피해액을 계산 안 해봐도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며 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일부 상인들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소들이 50% 폐사했다. 살아남은 가축들도 다음 날 일어나면 죽어있다"며 "자식이 죽어가는 고통, 내 자식이 죽는 느낌이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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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충남 천안시 호우 피해농가인 오이 비닐하우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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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주민들이 다 울고 있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간곡히 토로했다.

문 대통령도 "가축을 키우느라 오랜시간 노력했을 텐데, 그것이 일순간 무너지는 것을 보며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소 잃은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남 아산을 찾았다. 이곳에서 30분가량 피해 현장을 둘러보며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하루에 영남·호남·충청권을 전부 오간 것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역 방문 당시 헬기 등을 이용했던 것과 달리, KTX로 이동하며 피해 상황 점검 보고를 받았다.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차원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 식사도 열차 안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아울러 현장 상황에 최대한 영향 받지 않도록 최소 수행 인원만 데리고 갔다. 청와대에서는 유연상 경호처장, 강민석 대변인과 탁현민 의전·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이 함께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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