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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닥터 차정숙'PD "명세빈 캐릭터, 다들 기피…캐스팅 어려웠다"[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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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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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닥터 차정숙'을 연출한 김대진PD가 명세빈 캐릭터의 캐스팅 비하인드와 함께 작품을 감싼 전체적인 테마가 '모성'이라는 점을 밝혔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연출한 김대진PD는 7일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불륜녀 최승희 역의 명세빈 캐스팅에 대해 "많이들 기피해서 캐스팅이 어려웠던 자리였다. 잘못하면 만드는 사람도, 배우도 좋을 수 없는 자리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킬미힐미'를 찍으며 박서준, 황정음의 엄마 역으로 특별출연한 명세빈 씨를 찍었었다. 누구나 아는 책받침 여신 중 한 명이었고, 실제로 이 배우가 천사같고 순수한 느낌이 있는 것을 알았기에 거론됐을 때 스테레오 타입보다는 이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사람들이 볼 때 신선할 수 있고, 배우 자체도 늘 맡던 역할이 아니라 다음 단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PD는 "승희 캐릭터를 단죄하고 벌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쥐어주고 싶었다.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이 승희였다. 승희가 나오면 불편해지기에 신을 많이 쳐냈다. 배우에게 미안할 정도로 뜨문 뜨문 나온다. 나올 때마다 딸과 함께 강한 신들이 많다. 그걸 유추해서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배우 역량으로 빈 서사를 채웠다"며 "누가 봐도 욕 먹을 걸 안다. 인호(김병철)는 코믹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있지만, 승희는 고스란히 안고가야 한다. 승희란 캐릭터를 욕만 하기보다는 욕도 당연하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어느 순간 '얘도 안됐다'는 생각 한 번만 한다면 싶었다. 용기내서 해준다고만 하면 명세빈 씨가 적임자일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놀랐다. 작정하고 나온 이상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천성이 착해서 소리지르는 걸 안해봐서 엄정화, 김병철 배우를 찾아가서 직접 대본 연습을 했다더라. 심지어 박준금 선배까지 찾아가서 '저 좀 봐주세요' 했다. 주인공을 수십 년 한 사람이 그런 노력을 했다. 그 공이 모여서 만들어졌고 시청자가 마냥 욕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됐다. 연출자 입장에서 그렇게 된 게 기분은 좋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특히 '네가 보고 싶어서 낳았어'란 대사는 시청자로서 '왜 잘먹고 잘살 수 있는 팔자를 꼬면서까지 굳이 유부남의 아이를 낳아서 불륜녀 신세를 자처한걸까'라는 승희 캐릭터의 서사를 농축한 지점이다. 김PD 역시 "맞다. 이 장면 하나로 나는 승희가 될 것 같다고 봤다. 이거 하나로 자신있게 이 드라마를 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승희는 어떤 사람인지 그려지지 않았는데 그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났다. 저에게도, 배우에게도 너무 소중했던 장면이다. 많은 설명이 없기에 그 하나로 정당성을 얻어야 했다. 승희와 정숙이 똑같이 서줘야 이 드라마가 튼튼하게 뼈대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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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PD는 이 장면을 포함해 '닥터 차정숙'을 감싼 기조는 '모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여랑 작가님은 작가 되기 전부터 알았다. '잘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작가가 돼서 나타났다. 본인이 임신, 출산, 육아를 겪고 나왔다. 조리원 나오자마자 계약한 것이 '닥터 차정숙'이다. 전체적으로 모성이 감싼 작품이다. 작가님 심성도 고운 분이지만, 차정숙이 악한 짓을 못하는 것도 작가님을 닮았다. 승희도 나쁘지만 그렇게 많이 가진 않는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낳았어'도 작가님이 직접 낳아봤기에 쓴 대사다. 그러고 보면 회장님 말고는 환자들도 다 여자다. 에피소드에 전부 모성이 깔려있다"며 "이런 얘길 했더니 작가님이 '아 그래요?'라더라. 생각 안해봤는데 공교롭게 그렇게 됐다더라. 전반적으로 '모성'이란 포장을 갖고 있는 드라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종영한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첫 방송 4.9%(닐슨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JTBC 드라마 올해 최고 시청률(18.5%)이자 역대 시청률 4위 기록을 쓰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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