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인터뷰] ‘더 글로리’ 정성일 “명장면 기원신? 송혜교의 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나이스한 개XX 하도영? 양면성에 집중”
“임지연 뻔뻔한 연기? 더할 나위 없었다”


스타투데이

‘나이스한 개XX’라는 타이틀과 함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정성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정성일(44)이 김은숙 작가의 복수극 ‘더 글로리’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제대로 각인시켰다.

정성일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학교폭력 가해자 연진(임지연)의 남편 하도영을 연기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파트1에 이어 지난 10일 공개된 파트2 모두 ‘넷플릭스 톱(TOP) 10’에서 비영어권 TV 부문 전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나이스한 개XX’라는 수식어와 함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정성일은 “이렇게까지 주목받을지 몰랐다. 너무 감사드린다. ‘더 글로리’가 잘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는데, 제게도 관심이 쏟아질 거라고는 상상이 안 됐다. 과분한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정성일이 출연한 드라마 ‘비밀의 숲2’를 보고 출연을 제안했고, 정성일은 어떤 역할인지 듣지 못한 채 약 1년을 기다렸다. 이후 대본을 받고 리딩에 참석하고도 출연을 확신하지 못했단다.

정성일은 “리딩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매니저에게 잘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저의 지레짐작으로 겁을 많이 먹었다. 왜 절 작가님이 찾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중간에 이야기할 때 작가님이 생각하신 느낌이 있는지 물었는데, ‘비밀의 숲’을 보고 쓴 거라고 하더라”며 출연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어 하도영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연진이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극명하게 보이길 원했는데, 조금 더 정적이고 차분하게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듣고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도영에게 가장 공감된 건 딸 예솔이를 선택한 거다. 제가 아이 아빠이기도 하고 육아를 많이 해서 키운 정이라는 걸 잘기 때문이다. 가장 공감이 안 되는 건 살인이다. 그런 결정하기까지 동기들을 집중해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한 개XX’인 하도영의 양면성에 집중했어요.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신이 기사에게 와인을 준 장면이죠. 사람을 하대하고 지시하는 게 몸에 밴 인물일 뿐, 무시하려고 한 건 아니에요. 보는 사람에 따라 나이스한 걸로 보일 수 있지만, ‘개XX’일 수도 있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죠.”

스타투데이

정성일이 ‘더 글로리’에서 주로 호흡을 맞춘 송혜교 임지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넷플릭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도영은 송혜교 임지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 덕에 하도영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

정성일은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기원 신에 대해서도 “하도영이 동은(송혜교)에게 흔들리는 이유가 외형적인 것만은 아닐 거다. 그게 뭔지를 고민하고 찾는데, 기원 신에서 송혜교 덕분에 고민하던 것이 다 해결됐다. 연기하다 보면 숨 막히는 순간이 있다. 하나의 실 같은 게 연결돼서 서로의 감정과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쌓이는 것들이 있다. 그게 생겨야 시너지가 생긴다. 그 신은 한 번에 촬영했다. 긴장감과 알 수 없는 아우라, 하도영의 호기심까지. 그 모든 건 송혜교의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역대급 악역 연기를 펼친 임지연에 대해서는 “더할 나위 없었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대사만 주고받아도 짜증 났다. 어쩜 그렇게 사람을 속을 뒤집는지, 너무 잘한다. 평소엔 선머슴 같고 대장부 같고 농담도 잘하고 잘 웃는데, 연기할 때 표정이나 얼굴 쓰는 걸 보면 너무 뻔뻔하더라. 도리어 자기가 실망했다고 하는 신에도 이렇게까지 잘한다고 싶었다. 마지막 교도소에서 날씨 신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는데 저까지 울컥하더라. 물론 끝나고 나서 쟤는 당해도 싸지 싶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동은에 대한 감정이요? 대본에 나온 그대로예요. 하도영이 연진에게 ‘처음 봤을 땐 호기심이었고 한동안 안 보였을 땐 기다려졌고 다시 봤을 땐 이기고 싶었는데 주도권도 다 뺏기고 허둥거렸다. 그런 순간도 갖고 싶었다’고 하잖아요. 정성일인 제가 봤을 땐, 그렇게 느껴졌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투데이

정성일이 자만하지 않고 신중하게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2년 영화 ‘H’로 데뷔한 정성일은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이후 안방극장으로 영역을 넓힌 그는 드라마 ‘비밀의 숲2’의 박상무, ‘우리들의 블루스’ 선아 남편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더 글로리’의 하도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많은 게 변했다”면서 “아들 유치원 선생님이 사인을 부탁했다고 하고, 가족들도 뿌듯해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고향 친구들도 연락이 오더라. 누나도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이고 무뚝뚝한데,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아니까 너무 좋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일하는 것에도 더 많은 선택권이 생겼고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제가 나갈 수 있는 방향성도 많아졌다. 그런 부분이 감사하다. 부담감은 없다. 이렇게 날 많이 알아봐 준다니 싶다가도 집에 가면 다 잊어먹는다. 지금 사무실도 너무 고맙다. 일이 많이 들어올 때 얼마나 팔아먹고 싶겠나. 그런데 기다려준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제가 연예인 병 걸릴 나이도 아니죠. 제가 살아가는 마음이나 생활 반경이 크게 바뀐 건 없어요. 그런 부분도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어릴 때는 누나에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중심을 잘 잡았어요. 30대 초반에는 주위에서 연기 잘한다고 하니까 잘하는구나 싶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일찍 알게 됐고요. 함부로 자만해서는 절대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았고 늘 배우려고 해요. 신중하게 조바심 내지 말고 지금 템포대로 잘 선택해서 가고 싶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