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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 케이시 "데뷔 후 7년, 욕심 내려놓는 법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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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가수 케이시가 7개월 만에 새 디지털 싱글로 돌아왔다. 사진|넥스타엔터테인먼트


'음색 여신' 케이시(본명 김소연, 27)가 7개월 만에 돌아왔다. 사랑에 대한 극단의 상반된 감정을 담은 두 곡을 담은 디시털 싱글 '러브 앤 헤이트'(LOVE & HATE)를 들고서다.

지난 19일 발매된 '러브 앤 헤이트'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미니앨범 '옛이야기' 이후 7개월 만에 내놓은 케이시의 신보다. 조영수 작곡가가 작업한 멜로디의 더블 타이틀곡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 '점점 지쳐가(HATE YOU)'가 수록됐다.

최근 소속사 넥스타엔터테인먼트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케이시는 "콘서트와 함께 더블 타이틀 신곡을 발표하게 돼 정신은 없었는데 행복한 마음"이라며 방긋 웃었다.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는 사랑을 시작할 때 느끼는 행복함과 설렘을 담았다. 반면 '점점 지쳐가(HATE YOU)'는 사랑을 끝내는 과정에서 겪는 처절함을 표현했다. 상반된 두 가지의 감정을 담아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더블 타이틀곡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 케이시는 "원래 한 곡으로 준비했는데 상반된 심경을 담은 곡을 더 작업해서 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아주 극적인, 이별을 코 앞에 둔 심경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더블 타이틀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사랑에 대한 감정을 담은 곡('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을 만들고 재킷을 찍었어요. 그런데 (조영수) 작곡가님이 행복해 보이는 한편으로 쓸쓸한 감정도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며칠 만에 곡을 완성해주셔서 '점점 지쳐가'도 완성하게 됐어요.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이라는 감정은 한끗 차이인 것 같아 이걸 동시에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상반된 곡 분위기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을 법 하지만 케이시는 "모두의 공감을 사보고 싶었다"며 극단의 감정으로 트랙을 구성한 이유를 소개했다.

"같은 시간을 살아도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이별하잖아요. 커플 두 사람 중에도 한 사람은 뜨겁게 사랑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이별을 감지하기도 하죠. 그 사람들 모두 다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한 곡을 민다기보다는 사랑의 두 가지 감정을 다 담아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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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는 사랑에 대한 극과 극 감정을 노래하며 "모든 이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넥스타엔터테인먼트


케이시는 양 극단의 감정을 담은 두 곡의 가사를 모두 직접 썼다. 케이시는 "지나다니면서도 그때그때의 감정 메모를 많이 해두는데,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는 너무 헤어지기 싫은 감정을 경험했을 때 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고, '점점 지쳐가'는 이별을 앞두고 있을 때 올라왔던 감정을 발전시켜 썼다"고 말했다.

두 곡 모두 솔직한 가사 표현이 인상적. 이에 대해 케이시는 "노래마다 다르긴 한데, 이번 노래는 사람에게 대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며 "노래는 당연히 아름다워야 하지만 그 안에 표현이 솔직하게 들어가야 사람들이 공감하고 익숙할 거라 생각했다. 과하게 포장하거나 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공감대를 위해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케이시는 "두 곡 중 반응이 올 거라 생각한 곡은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였는데, 개인적으로 더 좋아했던 곡은 '점점 지쳐가'였다. 그만큼 집중력을 쏟아 만들었고, 오랜만에 랩도 해서 넣었다"고 소개했다.

'점점 지쳐가'와 기존 발표했던 이별곡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케이시는 "기존 이별곡은 이미 이별한 뒤의 곡이었다. '헤어졌지만 지금 행복하니까 충분해' 이런 입장이었다면 이번 곡은 지쳐가는 감정을 담은, 그나마 좀 나쁜 여자의 마음을 담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별 전에는 잘해주지만 마음이 떠난 뒤엔 칼 같은 성격"이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실제 케이시의 연애에 대해 묻자 그는 "팬들이 늘 연애를 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사랑 노래가 나온다고 하고. 그래서 럽스타그램도 시도해봤는데, 전혀 믿지 않으시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영수 작곡가는 다양한 감정선을 소화해 낸 케이시에게 긍정적 피드백으로 응원했다. "제 목소리 자체가 쓸쓸한 감성의 노래에 최적화돼 있는데, 이번에 밝은 노래를 녹음할 때는 밝은 분위기도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밝은 노래를 녹음할 땐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더라고요. 저는 음역대나 가사가 조금씩 성장하는 걸 앨범에 담고 싶은 마음인데, 작곡가님이 그걸 다 캐치해주셔서 기분 좋게 작업했어요."

대표곡 '그 때가 좋았어' 만큼의 인기와 반응을 예상하느냐 묻자 케이시는 "내 노래는 유행을 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덜 세련됐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다. 2000년대 감성에 묻어 있다고도 하는데, 세련되지 않아서 유행을 덜 타는 것도 같고. 그런 게 내 성향에도 맞다"며 "지금 당장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 좋은 노래는 좋아해주시겠지 하는 희망이 있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저는 이대로 좋아요. '그 때가 좋았어'도 처음 나왔을 땐 좋아해주시는 분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 그래도 점점 알려진 곡이기 때문에, 모든 곡들이 다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유행 타지 않는, 케이시 그 자신의 음악에 대한 소신도 거듭 전했다.

"작곡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 사이에서 어떤 걸 해야 할 지 많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죠. 그렇게 하다 보면 저도 좋아하고 대중도 좋아하는 중간 지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걸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있었죠. 알앤비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었지만 대중적이지 않았고, 발라드를 내보니 알앤비 좋아하던 분들의 아쉬움이 컸고요. 지금은, 요즘 유행하는 걸 따라할 수 있겠지만 굳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 하진 않아요.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대중이 어떻게 볼 지는 알 수 없지만 너무 욕심내지 않는 게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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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는 현 소속사와의 재계약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소속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사진|넥스타엔터테인먼트


2015년 데뷔한 케이시는 어느덧 데뷔 7년을 맞았다. 지나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잘 버텼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요. 분명 안 좋았을 때도 있고 좋았을 때도 있었지만, 저는 제가 버틴 게 제일 잘한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은 것. 그 부분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인 것 같고. 아쉬운 부분은, 지금은 음악을 하며 행복하자는 마음이 큰데 예전에는 잘해야 된다는 욕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 때 행복하게 즐기지 못한 게 아쉬운 것 같아요. 지금은 즐기면서 하니까 일할 때도 더 힘이 나는데, 예전에는 좀 왜 이렇게 욕심내서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죠."

생각의 전환이 된 계기는 케이시 하면 떠오르는 곡 '그때가 좋았어'의 히트다. "그때가 좋았어' 전에는 열심히 하면 알아봐줄 거란 생각에 무작정 열심히 했는데, 알아봐주시진 않았고 그냥 저 혼자 노래만 한 것 같아요. 이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생각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그때가 좋았어'를 냈는데 2개월 뒤에 역주행도 하고 잘 되더라고요. 사람은 욕심을 갖고 하는 것보다는 마음을 놓고 하는 게 더 잘 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대표곡이 된 '그때가 좋았어'를 뛰어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케이시는 ""다들 대표곡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해주실 땐 '우리 회사 분이니까 나를 위로해주시는구나' 했는데, 음악 프로그램에서 김나영 선배님을 만나 이야기하다 비슷한 고충을 나누게 됐죠. 많은 분들이 10년 전 노래를 기억하고 불러달라고 하시는데, 그걸 뛰어넘는 게 고민이라고도 하면서도 그래도 대표곡이 있는 게 어디냐는 데서 공감했죠. 외부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확신이 생기기도 했어요. 저도 사랑받은 만큼 더 좋은 곡을 만들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곡을 또 해봐야겠다 싶어요. 욕심부리지 않고 하다 보면 알아봐주시는 순간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케이시는 최근 현 소속사와 재계약를 체결하고 보다 안정적인 마음으로 가수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 재계약 당시 분위기를 묻자 케이시는 "서로 알게 모르게 눈치게임을 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저는 당연히, 여기서 제가 나왔으니 여기서 커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대표님이 조심스럽게 '재계약 생각해 볼 시간을 줄게'라고 하시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으셨나봐요. 제 눈치를 보신 거죠. '저 여기 있을 거다 안 받아주실거냐' 했더니, (대답을 듣기까지) 너무 떨렸다고 하시더라고요. '네가 다른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을 수도 있고 하니, 너의 판단을 기다렸다'고 하시더라고요. 여기서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죠(웃음)."

그는 "조영수 선생님은 나를 알아봐주시고, 나의 성장을 알아봐주신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주시는 분이 있다는 게 엄청 큰 힘이 된다"며 '멘토' 조영수 작곡가에 대한 무한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예전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아무리 그 사람들과 발버둥쳐도 그 노력을 못 알아봐주시는 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조)영수 작곡가님은 굉장히 섬세하시고, 내 노력을 알아봐주시고 칭찬해주시니까 그것만큼 힘이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여기서 행복하게 음악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곡 발매에 앞서 3년 만에 대면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 케이시. 그는 "콘서트 자체도 너무 오랜만이었는데, 신곡도 선공개하니 정말 떨렸다"면서도 "황홀할 정도로 정말 좋았다"고 떠올렸다.

7년 여정을 지나 케이시가 도달한 지점은, 초심이다.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해요.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으니. 늘 초심으로 살 겁니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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