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장미맨션' 창감독 직접 밝혔다..1회 정사신+고양이 살해=수위 조절은?[인터뷰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박소영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장미맨션’이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파격적인 정사신의 1회로 시선을 강탈하더니 매회 배우들의 연기력이 포텐 터지고 있다. 무엇보다 범인이 누군지 추리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13일 첫 공개된 ‘장미맨션’은 사라진 언니를 찾기 위해 돌아오고 싶지 않던 집에 온 지나(임지연 분)가 형사 민수(윤균상 분)와 함께 수상한 이웃들을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12부작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 20일 8회까지 공개됐다.

이 작품은 일상적이고 친숙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해 현실 공포를 자극하며 미스터리 스릴러의 진수를 뽐내고 있다. 2008년 ‘고사: 피의 중간고사’를 비롯해 ‘표적’, ‘계춘할망’ 등을 연출한 창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 시리즈를 맡게 됐다. 파격적이고 촘촘한 스릴러물을 탄생시킨 그를 OSEN이 만났다.

OSEN

-첫 시리즈 연출인데

반응을 자주 찾아보는 편은 아니다. 어떻게 돼 가나 정도의 반응만 보고 있다. 최근엔 범인에 대한 방구석 코난들처럼 추측성 댓글들이 많더라. 되게 재밌다. 저는 다 아니까 이분들이 이렇게 추리하는구나, 이렇게 설계까지 하시다니 신선했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를 통해서 찔끔찔끔 내보내는 매력이 있구나 싶더라.

-12부작에 대한 만족감은?

12부작 시리즈로 나오니 영화 시나리오보다 더 좋다. 훨씬 더 깊이 있게 접근을 하게 됐으니까. 시리즈라는 장점을 살려서 다음 회를 계속 보게끔 만들고 관객들이 드라마에 참여하게 만드는 게 좋았다. 쌍방의 피드백을 느껴서 만족감이 좋다. 지나의 동생 지석이 범인이라는 추측, 사라진 언니의 자작극 아니냐는 댓글이 있던데. 이건 말할 수 있다. 둘은 범인이 아니다.

-수위 조절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솔직히 수위에 대해 아예 생각을 안 했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처럼 광고를 가져가는 잣대로 보면 ‘장미맨션’ 수위가 세다고 볼 수 있지만 유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OTT 매체에서의 수위로는 세다고 생각 안 했다. 그런데 강렬하게 본 분들이 많더라. 수위라는 개념보다는 리얼리티의 접근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싶다.

-1회에 적나라한 정사신을 꼭 넣어야만 한 이유?

의도해서 정사신을 찍은 건 아니다. 전체적인 드라마의 프레임을 짤 때 첫 신은 장르적인 색깔, 메시지를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아파트엔 다양한 군상이 사는데 그중 한 집에 우혁(조달환 분)이라는 인물이 성적인 결핍으로 살인을 저지른 거다. 반대급부적인 정사신을 넣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제 대출 다 갚으면 이사 갈 수 있겠지? 이런 신혼부부들의 상황을 성적으로 극대화시키는 클리셰가 필요했다. 다른 집에 전혀 노출되지 않도록 감옥 같은 아파트. 그런데 생각보다 노출 수위에 놀랐다고 해서 제가 더 깜짝 놀랐다.

-고양이를 죽이는 설정도 문제가 됐는데

충격을 받으신 분들에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거라 생각을 전혀 못했다. 비를 맞지 않게 하려고 처마를 만들었고 고양이한테 실제로 비를 뿌리지도 않았다. 카메라 앞에만 그랬는데 연출자로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젠 그런 게 불편할 수 있고 그게 공론화 될 수 있구나 싶더라. 앞으로 촬영하는 데 있어서 동물이나 아이를 다룰 때 정말 고민 많이 하고 신중해야겠다.

OSEN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

생활 속 공포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아파트라는 배경이 떠올렸다. ‘여고괴담’ 같은 공포물에선 귀신, 좀비가 나오는데 우린 정말 있을 법한 상황 속 일상의 공포를 만들고 싶었다. 아파트라는 공간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착을 많이 하지 않나. 자산의 개념으로. 그리고 구조적인 답답함이 있으니 집착이라는 키워드를 메시지화 시키기 좋은 것 같아서 배경으로 했다.

-지나 역의 임지연과 민수 역의 윤균상에게 연기를 주문한 건?

‘유체이탈자’를 봤는데 임지연 연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성장했더라. 그래서 호기심이 생겼다. 지나가 육상선수 출신이라 체구가 작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캐스팅 하게 됐다. 무엇보다 열등감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인데 임지연한테 그런 게 느껴졌다. 열등감 같은 무엇을 던졌을 때 오겠구나 싶었다. 주근깨 설정도 그런 거다. 몸놀림은 원래 빠른 것 같다. 윤균상은 형사 같지 않은 형사를 캐스팅하고 싶었다. 진짜 원했던 건 소년미가 있는 30대 중후반 배우였는데 윤균상이 딱 떠오르더라. 캐스팅이 적중했다고 본다.

-매회 배우들의 연기가 압권이다

우혁 역의 조달환은 너무 훌륭했다. 찰리 역의 김도윤은 조커 같다. 캐릭터 이해도도 높았다. 유학을 다녀왔지만 찌질하게 사는 속물에 대한 이해를 잘하더라. 매우 만족한다. 이미도 배우는 아파트 부녀회장 하기에 젊지 않나 했는데 실제 그 나이대가 많다. 흡수하는 능력들이 베테랑이라 너무 훌륭하다. 정웅인, 손병호, 이문식 등등이 뒷받침을 잘해주며 각을 잡아줬다. 특히 고규필은 천재다.

-창감독 표 스릴러의 묘미는?

스릴러란 장르는 다양하게 줄 수 있다. 표현주의 방식의 스타일리시함도 있고 액션 장르를 섞어 주기도 하고. 저는 스릴러를 낭만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영화화 하려고 한 작품 중에 잔혹한 낭만 스릴러를 기획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무산됐다. 운치 있는 낭만적 스릴러를 해보고 싶다. 저만의 스릴러 작법으로. ‘장미맨션’ 후반에 보면 운치 있고 낭만적인 신이 나올 거다.

-남은 회차에 대한 관전포인트는?

4회까지는 조달환 배우가 우혁으로 범인을 몰았는데 이젠 찰리가 떠올랐다. 용의선상에 오르는 인물들이 굉장히 빠르게 바뀐다. 그래서 ‘장미맨션’은 한꺼번에 다 보면 훨씬 재밌을 거다. 몰아서 확 보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잘 되면 시즌제로 갈 것이고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라면 안 가지 않겠나. 냉정하게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다만 시즌2로 간다면 너무 영광일 것 같다.

-드라마 감독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장미맨션’은 프리미엄 시리즈라 붙이고 싶다. 시네마틱한 발상과 장르적인 해석으로 만드는 드라마다. 감독 창으로서 이번에 너무 재밌게 찍었다. 배우들과의 관계, 촬영장 분위기까지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 드라마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장르를 만들 수 있게끔 호응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탈피해서 다른 시각으로 가는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오랜만이니까.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이야기와 콘텐츠로 여러 감독들이 드라마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comet568@osen.co.kr

[사진] 티빙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