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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상청' 김성령 "'오징어게임'보다 재밌다니 자랑스러운 작품이죠"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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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화려한 스타에서 정치 신인이자 문체부 장관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배우 김성령의 이야기다.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준 작품에 대해 그가 자신있게 말했다.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약칭 이상청)'는 갑작스럽게 문체부 장관이 된 체육계 셀럽 이정은(김성령 분)이 진보 논객을 꿈꾸는 정치평론가인 남편 김성남(백현진 분)이 납치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지난 12일 12회 전편이 공개돼 정치와 코미디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호평받았다. 이에 김성령은 29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성령은 '이상청'을 둘러싼 호평들에 대해 "작품을 하고 그래도 뭔가 조금 부족한 게 보이고 아쉬운 게 보이고 하는데 이 작품은 작품 자체로서 되게 뿌듯하다고 해야 할까 만족도가 컸다. 오늘 시간도 제 인터뷰보다 '이상청' 드라마를 대표해서 전체적인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우리 작품에 담고 있는 완성도가 높았다. 작품 자체가 흥미로웠다. 인물보다는"이라며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는 방송 나가면 시청자 게시판도 조금 볼 수 있는데 저는 특히 트위터를 본다. 그런데 트위터에 올라오는 반응들이 너무 좋더라. 요새 아주 트위터 찾아보는 재미로 매일 제 이름 한 번, 작품 제목 한 번 쳐보고 있다. 재밌다 정도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만족해 하시는 걸 보니까 보람됐다. 가끔 댓글 보면 허무맹랑한 반응도 있는데 이번엔 내가 느낀 부분을 똑같이 느끼고 같이 공감할 댓글이 많아서 보람됐다"라고 강조했다.

주위 반응도 뜨겁단다. "어제도 '정직한 후보' 감독과 통화했다"는 김성령은 "1시간을 전화를 안 끊더라. '이상청'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본인도 문체부 일을 많이 하고 평창 올림픽도 연출했는데 진짜 극 중 인물 같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정말 그런 일들이 피부로 와닿았다고 얘기 하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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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다룬 장르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도 있던 바. 정작 김성령은 "감독님은 많이 줄인다고 줄였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저는 윤성호 감독님과 좋은 기억이 있다. 10년 전에 '할 수 있는 대로 구하라'를 정말 마음 편하게 했다. 배우가 작품 하면 늘 스트레스를 받는데 편하고 재미있게 찍었고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기본 베이스로 어느 정도 괜찮을 거라고 봤고 대본도 너무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 작품이 좀 별로면 망설일 수도 있는데 작품이 좋으니까 망설임 없이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사실 캐릭터를 어렵게 생각했다. 이정은이 처음부터 정치인의 야욕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원래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스포츠 선수였고 국회의원을 4년 잠깐 하긴 했지만 변화도 겪고 그 와중에 남편도 납치되고 하는 게 흥미로웠다. 이정은은 너무 많은 게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도 했다. 처음엔 모험이었다. '시즌2가 가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첫 OTT 작품으로 '이상청'을 선택한 김성령은 "이미 주변에 OTT 작품에 많이 참여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OTT가 더 맞다고 생각해서 이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는 촬영할 때 OTT라 다를 거라는 생각은 안 했고 영화나 드라마나 똑같이 집중해서 촬영했다. 그런데 첫 리딩 때 웨이브 대표가 '여러분 마음 대로 하시라'고 하더라.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게 밀어준다고 하는 말에 조금 의아하면서도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촬영 기간은 3개월 동안 힘들게 찍었다. 코로나19도 있었지만 주 52시간을 지키면서 씬을 다음으로 미룰 수 없어서 배우들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많이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 게 아쉽다. 밥 한끼도 못 먹고 끝냈다. 차도 한 잔 못 마셨다.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감독님하고도 얘기하면 좋았을 텐데 지금도 좋지만 더 좋았을 것 같다"라고 했다.

심지어 그는 "감독님은 초반에 식사도 안 했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모든 게 스톱이라 떡 같은 걸 가져와서 혼자 밥 드시고 스태프 다 밥 먹으러 가면 혼자 모니터 앞에서 노트북으로 대본을 썼다. 계속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촬영하고 집에 가서 대본 또 고치고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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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김성령은 "제가 쉬지 않고 작품을 할 때 제 자신이 너무 고갈이 돼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럴 때는 쉬어야 겠다'라고 몇 달을 쉬었는데 그때 윤 감독을 알게 됐다. 본인은 조심스러웠을 거다. 그런데 저도 감독님을 만나고 흥미로워서 촬영 현장에서 이렇게 스트레스 안 받고 한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찍었다. 그 경험을 한번 하고 나니까 연기에 대해서 조금 편해졌다. 그 동안 내가 너무 힘을 준 것 같았다. 그걸 계기로 터닝포인트로 삼아서 '신드롬'이라는 종편 개국 작품도 하고 '추적자'로 이어지고 '야왕'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추적자'에서 갑자기 연기 변신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안다. 내가 연기가 변하기 시작한 건 '할 수 있는 자를 구하라' 때 깨달음이 있었다고 생각했다"라며 윤성호 감독에게 고마움을 밝혔다.

이어 그는 "윤 감독님은 작품은 10년 만이지만 사이사이에 계속 만나왔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재미난 수다도 떨고 술도 한 잔 하는 사이였는데 갑자기 연락이 왔다. 그런데 달라진 점은 이번엔 짜증이 늘었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도 감독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했다. 지칠 만도 한데 제가 전 회차를 나가진 않았는데 들리는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작은 배우들까지도 계속 찍어가면서 했다. 스태프들은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도 다 따가면서 찍었다고 하길래 놀랐다. 작품을 보고 나니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나아가 그는 "그런데 시청자 분들도 프레임 안에 모든 배우가 살았고 어느 한 곳에서도 구멍이 없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그걸 계산한 건가 싶었다. 잠깐 나오는 한 컷, 한 씬, 모텔에서 청소하시는 분도 잘 하시더라. 이채은 배우도 GV 할 때 작품 끝나고 뭔가 배운 기억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작품 끝나고 많이 배웠던 작품이라고 하더라. 저도 그랬다. 자기가 글을 써서 그런지 디렉션을 주는데도 너무 와닿더라. 속으로 너무 창피했다. '어떻게 이 생각을 못했지?'라고. 촬영할 때 디렉션을 듣고 보면 너무 옳았다. 나중엔 디렉션을 기대하고 갔다. 나뿐만 아니라 옆에 배우 다 그렇더라. 그래서 감독의 자질을 운운하는 건 그렇지만 배우를 잡아주는 감독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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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은 "전에는 정치에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정치도 관심을 갖다 보니 '이상청'이 어떤 상황을 풍자하고 있다는 정도는 정확하게 알아서 재미있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도 이 이야기 속에 숨은 뉘앙스를 알까 싶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도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다 재미있게 본 것 같다고 하더라. 그리고 감독님이 사전에 두 번 정도 미팅을 해서 대본도 읽고 캐릭터 리딩도 하고 백현진 배우랑 둘이 불러서 맞춰봤다. 그런 시간들이 중요했다. 감독님이 레퍼런스로 흔하지 않은 정치 드라마를 보내주셔서 봤는데 그걸 따라하긴 힘들더라. 해외 여성 정치인들은 너무 멋지더라. 외모부터 너무 자연스럽고. 우리나라처럼 토론에 과감한 옷을 입고 나가는 여성 정치인은 없지 않겠나. 그래서 감독님이 보라고 한 건 당당함 같은 거라고 봤다. 그런데 대사가 너무 어려워서 대사 외우는 게 힘들었다. 대사의 양 뿐만 아니라 발음도 힘들었다. 이학주하고도 '우리 문체부에서' 이런 말들이 들으면 알지만 막상 읽을 때는 힘들었다. 이걸 평상시에 하던 말처럼 하기 위한 그 노력은 했다. 대사량이 많아서 대사 외우느라고 힘들었다"라며 웃었다.

김성령이 극 중 보여준 이정은의 '슈트핏'도 화제된 바. 캐릭터 구축을 위해 외적으로도 신경 썼다고. 김성령은 "세 벌 정도만 기성복이고 실제 여성 정치인 의상을 실제로 하시는 분께 의상을 받았다. 그 분을 소개받아서 그 브랜드 옷을 다 입어보고 핏을 맞추고 했다. 이름 대면 알 만한 여성 정치인들이 다 그 집에서 옷을 해 입는다고 하더라. 감독님은 스커트보다 슈트를 원하셨다. 특히 엔딩에 청와대를 정무수석과 걷는 씬에서는 레이스 스커트도 입었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하이힐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는데 비율 때문에 신고 나왔다"라며 멋쩍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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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여성 서사'가 강세를 보이는 바. '이상청'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 김성령은 "예민한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에 그는 "그냥 정치 얘기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말 조금만 잘못하면 페미니스트라고 몰고 가서 조심스럽긴 하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사실 나올 만 했다. 현실 정치에서도 너무 일 잘하시는 여성 정치인 분들도 많으시고. 대변인을 비롯해 많아졌다. 문체부도 여성 정치인이라고 해서 그렇기 보다는 조금 멋있게 나갔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성령은 '이상청'의 성공 요인에 대해 완벽한 캐스팅을 강조했다. 그는 "진짜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데려다 놓은 줄 아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기자도 그렇고 공무원도 너무 공무원 같지 않나. 저도 감독님께 질문이 쌓여 있을 정도다. 어디서 그런 사람들을 데려왔냐고. 캐스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제는 주인공보다는 그런 조연들이 탄탄해야 작품의 완성도가 확 높아보이더라. 옛날에는 작은 역할이라도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을 쓰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감독들이 신선한 사람, 진짜 저 인물같은 이미지가 굳혀지지 않은 사람을 많이 써서 오히려 완성도가 있어 보인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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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장에서 김성령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는 스스로에 대해 "있는 둥 마는 둥한 선배"라며 웃었다. 김성령은 "많은 분들이 저와 작업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다. 화려하고 깐깐해 보인다고 하는데 저부터가 상대방과 불편한 게 있으면 표정에 티가 나는 사람이라 오히려 편하게 대하려고 한다. 나이 들면 존재 만으로도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데 그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일까. '이상청'은 실제 김성령 뿐만 아니라 작품 전반에 걸쳐 호평을 받고 있다. 김성령은 "'오징어게임'보다 낫다는 반응도 봤다"라고 웃으며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는 반응도 봤다. 윤성호 감독님이 정말 천재라는 얘기도 있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에 그는 '이상청'에 대해 "제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그게 단지 저만의 만족이 아니라 다같이 만족한 작품이다. 스태프들도 너무 애썼다. 카메라 감독, 조명감독 다 너무 애썼다. 배우가 이런 작품을 하기가 쉬울까 싶다. 되돌아 생각하면 촬영 현장도 좋고 결과물도 좋고 관계도 좋았고 다 너무 열정을 갖고 하는 그런 단역 배우들도 너무 잘해주는 게 너무 벅찼다. 모두의 열정도 봤고 그게 다 살아서 만족한, 자랑스러운 작품이다"라고 했다.

김성령은 새 드라마 '킬 힐'에서 배우 김하늘과 함께 또 다른 강렬한 여성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캐릭터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만족을 찾아 노력하는 김성령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 monamie@osen.co.kr

[사진]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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