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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②] '오징어게임' 이정재 "생활연기 고민…모자 너무 안어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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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이정재는 선 굵은 캐릭터 연기보다 생활연기가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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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주로 선 굵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온 이정재에게 성기훈 같은 생활연기 캐릭터는 배우로서 즐거운 변신이자, 도전이었다.

"생활연기가 사실 제일 힘들어요. 초반 캐릭터 설정을 잡으면 그 캐릭터로 밀고 가면 수월하게 연기 되는 캐릭터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활연기는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 있죠. 일상 속 사람같이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은 아니니까, 그 안에서도 극한 상황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연기가 혼재돼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 연습 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졌어요. '어 이상하다, 이거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데 왜 이게 내가 불편하지?' 싶다가 계속 시간을 갖고 연기하니까 그런 지점은 해소가 됐습니다."

이정재는 "게임마다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극한 상황에서 교감이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그 수위가 고민되는 지점이 있더라. 예를 들면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 혀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웃음). 그런데 이게,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까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마다 시간을 거듭해나가면서 다른 캐릭터를 만나 겪는 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극한의 연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런 변신이었기에, 이정재 스스로도 화면 속 자신의 모습에 생경함을 느꼈다고. 그는 "처음 봤을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하고 한참 봤다. 되게 많은 걸 벗어던졌다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도 나왔고, 평소 잘 쓰지 않는 호흡에 의한 동작도 나오니까. 오래 전에 그런 연기를 했던 기억은 나는데 근래에는 없었던 표현들이라 보면서 무서웠다.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 싶더라"고 미소 지었다.

일각에선 이정재가 '잘생김을 내려놓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이정재는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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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이정재가 성기훈 캐릭터 변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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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자가 너무 안 어울린다는 말도 있고, 왜 하필 저 모자를 썼냐, 좀 깔끔하게 쓰지 왜 저렇게 썼냐, 옷은 또 왜~ 등등(웃음) 이러면서 주변에 말들이 많았어요. '신세계', '사바하',' 암살', '헌트' 때부터 늘 같이 하던 실장님과 스타일링을 함께 했는데 이번에 이정재에게 뭘 어떻게 입혀서 진짜 쌍문동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 의상 입으러 갔을 때, 진짜 사이즈도 안 맞고, 왜 저렇게 위아래를 매치해 입지? 할 정도의 콘셉트였는데, 주는대로 입겠다고 했죠."

망가짐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그는 "망가진다라는 표현은, 사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저는 연기자니까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데 헤어스타일이나 옷입는 거나 성격에 의한 표현이나 그런 것들이 성기훈 역을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준비할 때나 촬영할 때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다만 우리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생활연기'는 망가져야 하는 거니까, 관찰도 더 많이 하고 밤에 걸으면서 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죠."

극중 '깐부'(편)으로 나선 1번 참가자 오일남 역 오영수와의 남다른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는 오영수 선배님을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뵀던 적은 없어서 처음엔 약간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선생님 자체가 생각이 굉장히 젊으시더군요. 작품을 보시는 시각도 젊으시지만 촬영 끝나고 혹은 휴식할 때라거나 그럴 땐 전반적인 사회 이슈나 그 당시 생기는 뉴스들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생각이 젊으시더라고요. 연기적으로 꽤 많은 부분을 함께 한 캐릭터이다 보니, 호흡이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일남 그 자체로 오셨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았죠. 각자 생각해 온 캐릭터를 조율하는 것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고민을 조금 줄이고, 바로 찍어나갈 수 있었어요. 워낙 완벽하게 일남을 만들어오셔서 호흡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극중 기훈이 유독 오일남에게 관심 드러내는 행동들도 시청자들이 눈여겨 본 부분이다. 이같은 기훈의 행동은 어떤 심리의 발로였을까.

"음, 기훈은 아마도 자기가 약자라고 생각하다 보니 누구에게 도움 받고 싶었던 심리가 있던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약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인 것 같고요. 그렇다 보니 기훈도 보잘 것 없는 약자인데 자기보다도 더 약자를 봤을 때 마치 자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측은지심이 훨씬 더 강하게 발동되면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심리가 컸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훈에게 '오징어 게임' 속 우승상금 456억원이 돌아간 것처럼 이정재에게 뜻밖의 '456억 원이 생긴다면 "그렇게 갑자기 생기는 큰 돈이라면 당연히 기부할 것"이라 확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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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이정재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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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 대한 국내외 시청자들의 기대에 대해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엔딩으로 끝났다"며 그 역시 시즌2에 대한 기대가 강렬함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정재가 기대하는 부분은 기훈의 캐릭터 변화다.

"제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도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힘도 없고, 능력치도 뛰어나지 않은 성기훈이 '잘못된 거자나'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라고 하면서 무시무시한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가는 성기훈의 용감함? 정의? 그런 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모르죠. 또 2편에서 어떻게 될 지."

시즌2에서 이병헌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시청자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하게 화답했다. 그는 "(이)병헌형이랑은 내가 막 데뷔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서 같은 소속사에도 몇년간 같이 있기도 해서 친분이 남다르다. 어떻게 하다 보니 같이 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징어 게임'에서 황동혁 감독님과의 연 때문인지 특별출연을 해줬다"면서 "2편이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형이랑 작업하고 싶고, 2편에 내가 못 나온다거나(웃음) 하면 다른 작품에서라도 꼭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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