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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②] 김명민 “수식어 오글거려 치 떨기도...배우는 영광스런 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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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김명민은 김범, 류혜영 등 후배들에 대해 “조언할 게 없었다. 오히려 제가 그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에 이어) 로스쿨 교수 양종훈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스승이었던 것처럼 배우 김명민도 촬영 현장에선 연기 선배이자 스승이다. 그는 “잔소리 보다는 스스로 보이면서, 그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범, 고윤정, 류혜영 등 후배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해 묻자 “제가 그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자기 할 몫을 200% 해줬다”고 답했다. “진짜 로스쿨 학생 같았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대체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정말 로스쿨인지 촬영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호흡이 좋았고 대화하는 걸 보면 제가 낄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이정은 배우에게 받은 푸근함과 따뜻함은 특별했다고 꽤 긴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정은이 누나와는 두 번째 호흡이었는데 희한한 재주가 있어요.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게 하는, 실제로도 드라마 안에서 온리 김은숙 교수에게만 털어놓는데, 첫 술자리에서 저의 모든 얘길 다 했을 정도니까요. 바로 ‘누나’라는 호칭을 했고... 석류즙 배즙 유기농 음식을 잔뜩 챙겨줬어요. 그 이후로 급속도로 가까워졌죠. 현장 가면 정은이 누나를 보면 기분 좋고 편하고 그랬어요.”

김명민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마지막 회에서 강단으로 분한 강솔A(류혜영 분)와 식사하는 장면을 꼽았다.

“강솔A가 ‘제가 교수님께 배우는 그 법이요. 그 법으로 고형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에 발목이 잡히죠. 서병주 검사의 배신과 죽음을 두고 자괴감과 괴리감을 느껴 스스로에게 거듭 던지던 질문이었을 텐데 그 한 문장에 양종훈의 소신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양종훈의 가슴에 비수가 된 대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얼얼하게 남아 있습니다.”

김명민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본좌’라는 애칭을 소환했다. 하지만 그는 이 얘기가 나오자 “오글거림에 치를 떨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오글거리고 힘들다”고 웃었다.

“그냥 배우 김명민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배우라는 말이 저에게 주는 의미는 커요. 배우는 사람이 아니어야 하는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스승님이 칠판에 써주신 말이 배우라는 말이었죠. 컵 역할을 해야 하면 컵처럼 놓여 있어야 하고. 할 일을 다 하고 있고 영광스러운 직함이라 생각해요. 저는 그저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김명민이면 좋을 것 같아요.”

김명민은 배우로서 저버릴 수 없는 원칙에 대한 질문을 하자 준비한 듯 몇 가지 대답을 내놓았다. “완벽한 대사 숙지 후 촬영장을 가는 것. 아무리 늦어도 30분 전 현장에 도착하는 것. 이게 내게 가장 중요한 루틴이다”고 했다.

그는 “현장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현장에 가서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또 아무 노트에다가 손글씨로 극 서사를 적어보기도 한다. 미리 가서 현장의 공기에 맞추지 못하면 미리 준비한 것들이 허사가 된다. 앞으로도 절대 저버릴 수 없는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아직도 모든 연기는 어렵다. 가장 어려운 연기는 없다. 그 순간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하는 것”이라며 “전문직 역할은 그만하고 싶다”고 엄살을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법조인이 아님에도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사회적 문제들이 대두될 때마다 ‘로스쿨’ 생각이 간절히 날 것 같다. 계속해서 회자되는 작품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향점이 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양종훈’이란 사람을 통해 해갈한 부분도 있다”며 “배우로서 어떤 소신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하고, 배우로서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시청자분들에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관 적립이 좀 더 된 것 같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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