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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괴물’ 최대훈 “선물 같은 지금…들뜨지 않을래요”(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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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최대훈이 ‘괴물’로 ‘믿고 보는 배우’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시작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박정제의 미스터리함은 ‘괴물’의 긴장감을 높였고, 최대훈은 박정제를 통해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지난 10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시청자에게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돼 남겨진 이들의 상처와 고통을 들여다 보며 ‘누가 범인인가’에만 머물지 않고 왜 사건이 벌어졌는지, 남겨진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지, 또 어떻게 변해 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탄탄한 전개, 탁월한 연출력, 숨 막히는 열연까지 작가, 감독, 배우 완벽한 3박자가 만든 웰메이드 장르물이었다. 이에 힘입어 ‘괴물’은 4% 초반의 고정 시청층을 유지, 후반부 소폭 상승세를 기록하며 최종회 6.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최대훈이 연기한 박정제는 이동식(신하균)의 죽마고우이자 문주시 시의원 엄마를 둔 아들, 그리고 문주 경찰서 수사 지원팀 직원이었다. 순수한듯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의문스러웠다. 진실을 말하는 듯 했지만, 눈빛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하나씩 벗겨진 박정제의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박정제의 비밀을 덮기 위한 ‘괴물’들의 연결고리가 하나씩 풀리며 시청자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최대훈은 박정제의 선함과 서늘함 이면의 경계를 미스터리하게 풀어냈다. 21년 전 진실에 다가갈수록 짙어지는 혼란과 고통을 감내하며 진실에 다가섰다. ‘괴물’이 시청자에게 선사한 믿음직한 배우였다. (인터뷰①)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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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물이 다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괴물’이 더 빛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하균이 연기한 이동식 캐릭터는 배우 최대훈의 마음을 강하게 울렸다. 15일 스포츠월드와 화상인터뷰로 만난 최대훈은 “어제도 잠들기 전에 ‘괴물’을 복습했다”고 말했다. 지하실 벽에서 유연이를 찾아내는 장면이었다.

“무의식중에 그 감정을 어떻게 (연기)할 수 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내 동생이 매일 지나다니던 그 벽에서 나온다면…그 외에도 동식이에게 수많은 고통이 있거든요. 너무 가엽고 딱해서 연기자로서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힘든 숙제겠지만요.”

끊임없이 모니터하고 고민하는 신하균과 호흡하며 최대훈은 ‘형님도 연기에 아쉬움이 있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의 물음에 신하균은 ‘자기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가 몇이나 되겠어?’라고 반문했다고. 최대훈이 바라본 신하균은 작품을 소중하게 대하고 성심성의껏 가꾸는 사람이었다. 같은 생각을 가진 후배로서, 배우로서 신하균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됐다.

‘괴물’에는 여러 형태의 ‘괴물’이 등장한다. 그중 가장 ‘괴물’ 같았던 인물은 다름 아닌 이동식이다. 최대훈은 “(이동식은) 정말 대단한 괴물 같다. 그 끈기와 인내는 ‘미련하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정도”라고 혀를 내두르며 “그 시간을 견뎌낸 동식이가 진짜 괴물 같다. 만일 내 동생을 죽인 사람을 만나면 참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가장 독하고 안쓰러운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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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장르물로 평가받은 ‘괴물’에서 박정제를 연기한 최대훈을 향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는 “작품이 잘 됐기에 내 연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만족도는 높지 않다”고 털어놨다. 마음에 꼭 드는 장면도 없다. 모든 장면이 아쉬움 뿐이다. 최대훈은 “재촬영을 해야 하는 신이 있었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었다”면서 “그런데 그마저도 만족하지 못했다”며 머쓱한 웃음을 보였다. 만족하지 않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최대훈은 “나는 항상 최악을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답했다. 마냥 부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최악을 대비해야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채찍질 하는 편인 것 같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야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사랑의 불시착’부터 ‘괴물’까지 최근 몇 년간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어가는 이 시점에 만난 대중의 관심에 그는 “‘너 힘들었지?’하고 누군가 주는 선물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한여름 밤의 꿈’일 수도 있는 이 관심을 이어나가는 것이 더 어렵다”면서 “내 생활에서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더 어려운 숙제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경거망동하지 않고 들뜨지 않으려 한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배우 최대훈에게 ‘괴물’은 어떤 영향을 줬을까. 그는 “배우로서 박정제 같은 역할은 처음 맡아봤다. ‘괴물’을 시작으로 스릴러, 느와르처럼 묵직한 장르에 더 나아가고 싶다. 삶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 말이다. ‘괴물’을 통해 그런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인간 최대훈에게는 사람의 감정을 고찰하는 시선을 알려준 작품이다.

‘괴물’을 마친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신뢰를 주는 배우처럼 ‘최대훈’이라는 이름도 대중에게 믿음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 최대훈’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 나아가 단순히 재미를 넘어 연기로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 최대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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