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괴물’ 여진구 “차기작, 멜로 하라고요?”

여진구는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한주원을 통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제공ㅣ제이너스 이엔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아직 20대 중반인 여진구의 성장세는 매섭다. ‘괴물’에서 역시 그는 그냥 ‘한주원’이었다.

옥죄어 오는 혼돈에 매몰되지 않고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한주원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엘리트 형사부터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는 모습까지, 한주원의 변화와 성장을 진폭 큰 연기로 그려내며 흡인력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여진구는 ‘괴물’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고 했다. “스스로 내 연기가 궁금해지는 작품을 좋아한다”며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작품 선택 기준”이라고 했다.

드라마 ‘보고 싶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드라마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에 이어 선택한 ‘괴물’에 대해 그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로 매너리즘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았다면, ‘호텔 델루나’를 통해 ‘이렇게 연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괴물’은 부족하지만 이렇게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연기 감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Q. ‘한주원’처럼 실제로도 원칙주의자인가

많이 다른 역할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살면서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은 한 두 가지 정도라고 생각하고, 그것도 상황에 따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원이는 어쩜 그렇게 딱 지키고 사는지, 참 배울 게 많은 친구다. 완전히 다른 역할이라 연기하면서 재밌었다.

Q. 이번 작품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하거나 참고한 부분이 있나

한주원의 외적인 부분을 준비했다. 원칙주의자이기도 하고 결벽증도 있는 캐릭터였다. 초반 캐릭터를 어떻게 특별하게 다가갈지 고민하다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 단정하고 깔끔한데 말투나 억양은 평범하지 않은 주원이의 톤을 살리고 싶어 목소리나 억양에 신경 썼다.

Q. 드라마 제목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괴물’은 저희 드라마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생각했다. 회차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은 부제를 토대로 작품을 바라보려고 애썼다

Q. 장르물을 좋아했나

장르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두루두루 좋아한다. ‘괴물’ 대본을 읽으면서 영화 ‘세븐’이나 ‘나를 찾아줘’가 떠올라 많이 상상했다. 드라마 준비 중에 작가님이 ‘사브리나’라는 책을 선물해주셔서 재밌게 읽었다.

여진구는 “스스로 내 연기가 궁금해지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했다. 제공ㅣ제이너스 이엔티

Q. 이번 드라마는 주조연의 앙상블이 환상적이었다. 가장 박수를 보내고 싶은 캐릭터나 배우가 있다면

인간 여진구로서 만양 사람들에게 끼고 싶었다. 현장에 연극을 주로 하셨던 선배님들이 많으셨는데 그래선지 굉장히 몰입됐다. (만양 주민들로 나왔던 배우들에게) 박수 쳐드리고 싶다.

Q. 예능 ‘바퀴달린 집’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진 않았나

시즌2 모니터링 하고 있다. 아쉽다. 촬영 스케줄이 겹치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선배님들이 어떻게 여행을 다니고 계시나 지켜보고 있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제 스스로 어떻게 연기할지 많이 궁금해진다. 갑자기 멜로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하하.

Q.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을 벗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다. 앞으로 당연하게 연기를 해나갈 거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연기해나갈 거라 물 흐르듯이 되지 않을까(생각했다. 아역배우부터 해오긴 했지만 지금도 그들 친구들을 보면 어린 시절로 느껴지지 않고 하나의 배우로 느껴진다. 신경 쓰지 않는 상태로 연기해왔다.

Q. ‘괴물’이 10년 뒤 리메이크 된다면. ‘이동식’ 역할을 해보고 싶지 않나

생각 못한 질문이다.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한주원’을 파트너로 맞이한다면 재밌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박정재’ 역할이 재밌었다. 최대훈 선배님이 말씀하시길 ‘작품 속 연약함을 담당하는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하셨는데.. 이창진(허성태) 역할도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Q. 차기작으로 멜로를 원하는 팬들이 많다

멜로를 정말 원하시나보다.(웃음) 정해진 작품은 없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건 없는데... 한 번 수소문 해 멜로를 노려보겠다.

Q. 이번 작품으로 워낙 호평을 받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원동력이면서도 양날의 검 같은 부담이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게속 저에게 기회를 주시는 거고. 제가 하는 연기를 보여드려야 하는 거고.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칭찬을 들을 때도 있지만 비난이나 날카로운 지적도 도움이 된다. 매 작품마다 많이 떨린다. 그럼에도 칭찬을 받고 싶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제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Q. 최근 발표된 백상 후보에 신하균 배우가 올랐다. 본인은 오르지 못해 아쉽지 않나

저희 작품이 백상 후보에 많이 노미네이트 됐더라.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저는 이미 시청자분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아 아쉬움은 없다. 다만, 현장에서만 뵙던 스태프 제작진을 (시상식) 현장에서 보면 새로울 듯 하다. 상황이 좋았더라면 후보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같은 팀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코로나로 못 가는)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좀 있다.

Q. 코로나 시대 자신만의 힐링법이 있다면

집에서 허브를 키우고 있다. 재밌더라. 일주일에 두 번 물도 주고 바람도 쐐주고 창가에 두기도 하고. 자식 키우는 느낌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초록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힐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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