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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여전히 성장통"..한지민, 그래서 '조제'는 잘 살고 있겠죠?(종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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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선미경 기자] “그래서 ‘조제’는 잘 살고 있겠죠?”

배우 한지민(39)이 새로운 멜로로 돌아온다. 배우 남주혁과 다시 한 번 합을 맞추는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를 통해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멜로의 얼굴이다. 한지민은 이 쓸쓸하고 독특한, 그래서 더 아름답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조제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완성해냈다. 진한 여운을 남기며 겨울에 잘 어울리는 멜로 영화의 탄생을 알린다.

한지민은 3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조제’ 개봉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원작인 일본 영화의 팬으로 리메이크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용기, 다시 만난 배우 남주혁과의 호흡, 여전히 성장통을 겪게 만들어준 ‘조제’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먼저 한지민은 원작 팬이 많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리메이크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 “나 역시 원작의 팬으로서 원작에 대한 좋은 느낌이 남아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최대한 그런 지점을 잘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원작 인기에)부담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는 부담감보다는 시나리오에 표현돼 있는 조제를 나만의 색을 입어서 만들려고 집중했다.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한데 김종관 감독님이 그려준 조제를 온전히 담고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종관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조제’ 원작의 느낌과 어울림이 좋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내가 ‘조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처음에는 하지 못했다. 이 세계가 굉장히 궁금했다. 내가 표현한 조제는 어떨지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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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 분)와 영석(남주혁 분)이 함께 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영화다.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 소설과 지난 2003년 개봉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한국에서도 여전히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품이다.

한지민은 원작 속 조제 캐릭터와의 차별점에 대해서 “원작 조제는 20대 캐릭터이기 때문에 좀 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직설적이지만 공격적이지 않은 그런 부분이 원작 조제의 매력인 것 같다. 거침없는 표현들?”이라며, “내가 표현한 조제는 표현에 있어서 좀 더 동화 같은 표현을 하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영석이가 옆에 있어줘서 이젠 무섭지 않고, 너무 고마워라는 이야기를 ‘호랑이가 담을 넘어 와도 나는 무섭지 않았을 거야’라고 표현하는 지점들이 그렇다. 그 두려움이나 영석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영상으로 보여준 부분도 컸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지민은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느꼈던 건데, 원작은 사랑하는 과정, 이별에 대한 과정이 섬세하게 담겼다면 우리는 사실 이별에 대한 초점을 조금은 보시는 분들에게 열린 결말을 드린 부분이 차별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별에 대한 과정보다는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다 보니까 이 둘이 이별을 함에 있어서 어떤 한 부분에 대한 이유를 만들기보다는 이 둘을 감싸고 있는 세상,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게 한 게 차별점 같다. 사실 실제로도 이별을 앞두고서 단 한 가지만의 이유를 정의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나랑 지향하는 부분이 비슷했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의 마음 속에 조제는 여전히 애틋하고 특별한 인물로 남아 있었다. 영화에 대해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조제에 대한 한지민의 애정과 애틋함, 여운이 느껴졌다.

극 중 한지민은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짓고 살아가는 조제 역을 맡았다. 혼자 집을 나섰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영석(남주혁 분)의 도움을 받고, 그날 이후 때때로 집을 찾아오는 영석을 보며 굳게 닫혀 있던 세계에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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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은 그녀가 본 조제 캐릭터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는 조제라는 캐릭터는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난 과연 조제를 다 알았을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조제가 사는 세계 안에 워낙 명확하고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그 지점이 어려웠다. 뭔가 낯설지만 특별한, 독특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제 자신조차도 워낙 사람과의 관계가 한정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보니까 감정표현에 있어서 서툰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랑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하는 삶에 대해서 두려움, 불안함이 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본인도 어색했던 인물이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영석이를 통해서 조금씩 용기를 내보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조제에게 사랑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알려준 영석(남주혁 역)에 대해서는 “영석은 남주혁 씨가 어딘가에 살고 있을 법한 평범한 청춘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취업을 앞둔 졸업생으로서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사랑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들을 하고, 조제라는 사람을 처음 맞닥뜨렸을 때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함도 있고. 여러 가지 면이 있는 것을 다양한 면으로 보여준 날 것 같은 캐릭터였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영석과 조제의 사랑에 대해서도 서서히 잔잔하게 다가갔다. 한지민은 조제가 영석에게 처음 느꼈을 따뜻함을 기억했다. 그는 “사실 조제는 과연 영석이를 어느 지점부터 사랑했을까 생각해봤는데 본인도 모르게 서서히 잔잔하게 스며든 것 같다. 워낙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세계가 구축되고 갇혀 살던 소녀이다 보니까. 혼자 책을 구하러 외출하는 것 자체가 조제에게는 굉장히 큰 용기이자 낯선 일이었다.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고, 영석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줬기 때문에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할지 모르겠어서 ‘밥 먹고 가’라는 서툰 표현 자체가 고맙다는 이야기였을 것 같다. 영석에 대한 따뜻함이 첫인상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조제가 된 한지민은 마음을 열고 영석을 서서히 자신의 공간으로 가깝게 들이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

처음 겪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좋기도, 혼란스럽기도 한 조제를 연기하면서 한지민 역시 쉽지 않았다. 감정의 변화를 폭발시키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연기도 쉽지 않았던 것. 한지민은 “너무 힘들었다. 감정적으로는 굉장히 딥한데 혼자 느끼는 이 감정 자체를 분출하고 표출하고 감정에 방점을 찍는 신이 많지 않다 보니까 내가 어디까지 표현해야 할까에 대한 물음표가 많았다. 매 장면마다 감독님과 대화가 많이 필요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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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지민은 ‘조제’ 속 영석과 조제의 결말에 대해서 “이별에 ‘왜?’를 넣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이별 앞에서 내 감정을 다 알고 솔직했는가?’, ‘상대 또한 그 이별에 대해서 어떤 감정 표현이 단 한가지로만 정의했다고 하더라도 하나 뿐이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이래서 이래서 이별한 거야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싶고 적응하고 싶어서 주입식으로 생각한 부분도 분명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이별은 ‘그냥 인연이란 게 있어서 분명히 만났지만, 그 또한 서로의 인연이 끝날 수밖에 없는 관계였기 때문에 흘러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나도 사랑을 해보고 이별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조제’ 덕분에 돌이켜보고 생각해보니 ‘왜?’라는 것에서 정답을 찾지 못하겠더라. 있던 적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인연들은 그냥 운명이 흘러가는 대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여전히 ‘조제’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한 한지민은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한지민은 ‘조제’라는 작품에 대해서 “‘조제’라는 영화를 통해서 또 한 번의 성장통을 겪는 느낌이다. ‘조제’라는 작품을 끝내고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길게 여운이 가지 않았을텐데 조제라는 캐릭터 자체가 나에게는 또 한 번의 모험 같았다”라며, “조제라는 인물 자체와 표현하는 방법이 기존의 다른 캐릭터와는 가장 차별점이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조금 더 해야 하나? 너무 했나?’라는 고민이 늘 있었다. 그런 과정들이 어려웠고, 그래서 배우로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여전히 조제에 대한 궁금증, 어려움이 남아 있는 게 그런 것 같다. 성장통을 겪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지민 뿐만 아니라 김종관 감독과 상대역 남주혁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달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메이킹 영상을 보며 당시 기분을 느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있던 한지민도 울컥한 모습이었다.

한지민은 “남주혁 씨가 나를 많이 알다 보니까 내가 옆에서 누가 울면 잘 같이 따라 우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날 보자마자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 나는 사실 주혁 씨는 그 영상을 처음 접했던 거고 나는 이미 보고 들어갔었다. 조제의 삶고 여운이 남아 있었던터라 굉장히 조심스럽게 눈가가 찰랑찰랑했는데 옆에서 눈물을 흘리니까 나한테 전염되듯 옮아온 것 같다. 조제의 삶이 쓸쓸하고 외롭고 슬퍼서 울었다기보다는 이 둘의 사랑, 그 관계 그런 여러 가지 ‘조제’가 남겨준 여운들이 그때를 다시 생각나게 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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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조제’는 진한 여운의 멜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한지민은 김종관 감독, 남주혁과 시사회 후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감독님과 둘이 처음 영화를 보기도 했고, 여럿이 보기도 했고, 스태프들과 보기도 했다. 볼 때마다 나 역시도 감정이 다르게 느껴지더라. 처음 봤을 때는 연기에 대해서 보게 됐고, 두 번째 볼 때부터 조제가 주는 감정에 대해 전달받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감독님 그래서 조제는 잘 살고 있겠죠?’라고 말했다. 가공되지 않은, 첨가물이 없는 사랑 이야기. 음악 이야기, 공간이 주는 이야기를 다 합쳐서 영화에 대한 색을 입혀보고 싶어 했다. 그런 지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조제’는 한지민과 남주혁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한지민은 남주혁과의 재회에 대해서 “사실 ‘눈이 부시게’라는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겨서 그렇지, 같이 한 작품 안에서 많은 장면을 연기한 것은 아니었다. 나 역시 그 작품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남주혁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을 채울 수 있겠다 싶었다”라며, “캐릭터의 색깔이 ‘눈이 부시게’와는 달랐기 때문에 우리가 보여줄 다른 색깔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는 ‘눈이 부시게’와 ‘조제’ 사이에 ‘봄밤’이라는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빠져 나와서 ‘조제’를 준비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남주혁 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감독님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돼서 되게 편했다”라며, “‘눈이 부시게’ 현장에서 내가 이끌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짙었는데, ‘조제’에서는 오히려 내가 많이 의지하면서 옆에서 존재 자체가 든든했다. 나는 ‘조제’의 세계로 들어가는데 있어서 사실 불안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지점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감독님과 남주혁 씨 밖에 없었다. ‘눈이 부시게’와 반대로 많이 의지가 됐던 사람”이라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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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개봉된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으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연기 경력에 전환점을 맞게된 한지민, ‘미쓰백’ 이후 처음 내놓는 영화 ‘조제’를 통해 멜로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한지민은 “어떤 작품을 하든 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라오는 게 당연히 부담감인 것 같다. 얼마만큼 떨쳐내고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집중하느냐가 배우의 숙제이고 운명인 것 같다. 거창한 각오보다는 내가 작품을 늘 볼 때 배우가 보이기보다 캐릭터로 온전히 들어가서 보여질 때 관객으로서, 시청자로서 받는 위로나 공감이 크더라. 당연히 캐릭터로 보여지는 게 컸으면 하는 게 큰 것 같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제’는 오는 10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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