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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멘사 IQ156' 지일주, 연출→책쓰기…"가장 중요한 건 연기"(종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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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 “제가 똑똑해지고 싶은 갈망이 있다.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그런 걸 찾게 되고 채워가는 거 같다.(웃음)”

배우 지일주(36)는 목표 의식이 강하다. 스스로는 “똑똑하지 못하다”고 털어놨지만, 배우로서 연기를 제외하고, 용기있게 다른 분야에도 도전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요소를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 아닐까.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일주는 “제가 영화 연출도 했고, 이준형 작가님과 책을 쓰긴 했지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라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 했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2019), ‘너의 여자친구’(2019) 등 스크린에서 로맨스를 했던 지일주. 드라마 ‘청춘시대’(2016) ‘한 번 다녀왔습니다’(2020, 이하 한다다)에서는 지질한 남자친구의 극단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그런 그가 새 영화 ‘용루각: 비정도시’에서는 오토바이 질주부터 온몸을 던지는 파워풀한 액션을 선보이며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색다른 얼굴을 내밀었다. 특화된 '찌질남' 캐릭터를 도맡았던 그에게 이번 영화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이날 지일주는 “오늘 보니 영화 예매율이 1위라고 하더라. 민망하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첫 촬영을 떠올린 그는 “작년 7월~8월에 한창 더울 때 촬영을 했다. 충주(국제무예액션)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감독님과 제작사 측에서 후반부엔 빨리 촬영을 진행했다”며 “2편은 내년 초, 설 연휴쯤에 나온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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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주가 주연을 맡은 영화 ‘용루각:비정도시’(감독 최상훈, 제작 그노스 꿀잼컴퍼니,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는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잔혹한 범죄를 심판하는 의문의 비밀 조직 용루각 멤버들의 뜨거운 액션을 담았다.

드라마 ‘자명고’(2009)를 통해 액션 경험이 있다는 그는 “학교 다닐 때도 검술 액션을 했었고 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도 액션을 해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액션을 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산에 있는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연습을 했다. 액션은 나름 못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액션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과 차이가 있긴 하더라. 그분들과 비교해 뒤쳐진다면 멋있게 안 담길 거 같아서 현장에서도 합을 맞추며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용루각’에서 지일주는 정의를 심판하는 비밀 조직의 에이스 철민 역을, 걸그룹 EXID 출신 배우 박정화는 전략가로서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지혜 역을 맡아 강인한 면모를 보여줬다.

지일주는 “초반엔 용루각 멤버들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돈 때문에 움직이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감독님과 용태와 철민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었다”고 최상훈 감독과 촬영 전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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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초반에 대사는 본편에 나온 것보다 없진 않았는데 촬영을 하면서 좀 더 줄어들었다. 눈으로 대화하는 게 많아졌다”면서 “눈으로 리액션을 하면서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많이 해봤다. 대사가 없기에 상대방의 대사에 많이 집중을 했다. 눈으로 얘기해야 해서, 잠시만 (눈빛이)흔들려도 감정이 다르게 보일 수 있게 때문에 집중을 한 뒤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지일주는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크게 고민을 하진 않았다. 멤버들끼리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한 부분도 있다”라고 밝혔다. 지일주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말 없이 손을 내미는 다정한 모습을 그려 철민만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특히 깊은 눈빛으로 캐릭터의 감정과 생각을 오롯이 표현하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크게 변신했다.

철민 캐릭터에 대해 그는 “이렇게 과묵한 연기는 처음인 거 같다. 그동안 까불고 말이 많은 캐릭터였는데 과묵한 캐릭터는 거의 처음인 거 같아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해석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쓰레기 전문 배우'다.(웃음) 반응을 보면 ‘이 배우는 맨날 왜 이런 것만 하냐’라는 댓글이 많았다. 그래서 제가 ‘용루각’의 철민을 맡으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액션까지도 모두 잘해내고 싶었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거 같다”고 자평했다.

“예전에 누군가 제게 ‘전쓰’라는 별명이 있다고 하더라. 전국적인 쓰레기라고.(웃음) 근데 ‘쓰전’(쓰레기 전문배우)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 연기는 제가 이해가 안 가면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악역이라도 그 나름의 철학,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 있을 거라고 본다. 예를 들면 드라마 ‘한다다’에서 그 인물은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지 그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 자체가 그런 건 아니고 제 안에서 그런 감정을 만들어냈다. 이런 캐릭터의 시작이 드라마 ‘청춘시대’다. 많은 분들이 그 캐릭터를 욕했지만 그만큼 잘 소화해서 그런 관심을 보여주신 거 같다. 좋은 반응, 좋은 결과물이 있었다 보니 감독님들이 ‘이 친구는 이런 역할을 정말 잘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불러주신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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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일주는 “(전쓰, 쓰전)그런 말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진솔한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적어도 쓰레기는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갈망이 있었는데 ‘용루각’을 만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용루각: 비정도시’는 공포 ‘속닥속닥’(2018), 액션 ‘태백권’(2020) 등 자신만의 색깔로 장르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최상훈 감독의 차기작이다. 지난해 여름 1~2편을 동시에 촬영했다.

“1편의 내용이 갑질에 대한 응징이다. 2편은 철민의 죄책감에 집중한다. 1편에선 인물들의 액션으로 보여드린 부분이 많은데 보시는 관객들에게 통쾌하게 느껴질 수 있겠단 예감이다”라고 반응을 예상하기도 했다. 2편을 짤막하게 예고한 그는 “2편에서는 철민의 죄책감이 나오는데 그의 감정적인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ID 출신 배우 박정화, 배우 정의욱 배홍석 장의수와의 호흡에 대해선 “저는 마냥 재미있었다. 저희들끼리 촬영 전 만나는 시간을 몇 번 가졌다. 서로 대본 얘기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되게 즐겁게 작업을 했다”며 “정의욱 선배님이 너무 좋다. 장의수는 실제로 정화보다 나이가 많지만, 극중 동생으로 나와서 그 역시 나름대로 재미있게 찍었다”고 촬영 당시를 전했다.

지일주는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IQ가 156으로 측정됐다고. “제가 멘사이긴 하다…(IQ가)156으로 나왔는데 (그 시험이)명확한 아이큐 테스트가 아닐 수 있다고 하더라. 도형 문제만 40개 정도 나왔다. 생활하면서는 제 아이큐가 높은지 모르겠다. 단지 똑똑하고 싶은 갈망이 있기 때문에, 지적인 부분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책쓰기, 책읽기, 연출 등을) 계속 찾게 되는 거 같다.”

지일주는 “데뷔한 지 올해로 13년 차인데 연기 이외에 글을 쓰고 연출을 하는 부분은 제가 도전하는 영역이다. 너무나 좋은 기회에 책을 쓰기도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하는 게 너무 많다고 본다”며 “굳이 하나를 얘기하자면 죽기 전에 ‘어린왕자’ 같은 책을 하나 쓰고 싶다는 마음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차기작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지만 연출을 맡으려고 준비하는 웹드라마가 있다”고 예고했다.

'믿고 보는 배우' '열심히 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신인 때 일이 없어도 그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마음을 다져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해나가자', '배역이 작든 크든 작품에 열심히 임하자'는 마음으로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디면서 지내왔다"며 "지금 와서 돌아보면 항상 매 순간이 감사했다.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 '용루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털어놨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주)그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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