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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인터뷰]연상호 감독 "반도 개봉이 오랜만에 가족·친구들과 극장 나들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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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강동원·이정현 등 출연

"4년전 부산행과 엄연히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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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반도'의 연상호 감독.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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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가족, 친구들과 오랜만에 극장에 나들이 가는 기분이었으면 해요. 영화 '반도' 개봉이 놀이공원 축제처럼 하나의 이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1년 전부터 올 7월쯤 개봉하겠다는 계획이었고 일정을 변경하진 않았다"며 "'반도'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나라들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극장가의) 첫 재개와 같은 느낌이 있어 이제야 실감 난다"고 말했다.

'반도'는 영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배우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한다. 올해 칸 국제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 감독은 작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이 제목이라고 했다. '부산행2' 등 다른 제목 후보도 많았지만, '부산행'과 '반도'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라고 밝혔다.

"'반도' 제목이 기획의 절반을 다했죠. 한국의 지형적 특성이고, '반도'라는 제목이 나온 건 운이 좋았어요. 바다에 갇혀 있지만 완전히 갇힌 건 아니고, 한쪽이 뚫려 있지만 또 막힌 것과 다름 없죠.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이런 것들이 주인공들의 정서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생각해요."

'부산행'부터 본격 시작된 좀비물은 어느새 'K-좀비'라는 말이 나왔다. 이후 좀비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연 감독은 오히려 '부산행' 때 대중의 시각이 더 까다로웠다고 답했다.

"'부산행'이 잘 돼서 기준점이 됐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빠른 건 좀비가 아니다' 등 여러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반도'는 좀 더 새롭게 하려고 노력했고 기본적으로 영화 '랜드 오브 데드'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하고, 클래식하게 작업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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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반도' 포스터.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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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속 좀비 이야기도 꺼냈다. 연 감독은 "사실 '반도'의 경우 좀비가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고 본다"며 "폐허 속에서 4년간 살아왔던 아이들의 경우 이미 그 세상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일상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좀비가 위협적이라기보다는 그 공간 자체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위협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는 속도감 있는 카체이싱 액션이 돋보인다. 연 감독은 "'부산행'에 마동석이 있다면 '반도'에는 이레가 있다"며 좀비 떼를 헤쳐나가는 카체이싱을 선보이는 배우 이레를 극찬한 바 있다.

연 감독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부산행'은 기차라는 공간이 강력했고, '반도'에서는 어떤 쾌감을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카체이싱 아이디어가 나왔다"면서 "처음 구상한 건 어린 소녀가 덤프트럭같은 걸 운전하는 이미지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소녀가 활약할 수 있는, 좀비인지 사람인지 모를 사람들이 모여있는 세상은 어떨까 생각했다"며 "카체이싱 설계만 세 달 이상 한 것 같다. 저와 무술감독, CG팀, 촬영감독이 회의를 굉장히 오래해서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함께 작업한 강동원, 이정현 등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연 감독은 "강동원을 비롯해 이번에 작업한 배우들의 몰입력이 좋아서 놀랐다"며 "저는 배우만 연기하는 게 아니라 현장의 카메라, 조명, 배경 등도 함께 연기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원은 자기 몸과 표정의 사용법을 알고 카메라와 같이 연기하는 걸 명확히 알고 있어 작업하기에 아주 편했다. 이정현 배우도 마찬가지로 그 점을 명확히 알고 있어 놀랐다"면서 "김민재, 구교환 배우 등 이번에 각자 장점을 가진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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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반도'의 연상호 감독.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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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는 '부산행'의 달리는 기차에서 폐허가 된 도심 한가운데로 배경을 넓혔고, 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첫 포스트 아포칼립스(멸망 이후 세계를 그린 장르) 세계관의 영화다. '부산행'에 '서울역', '반도'까지 이어지는 작품에 연상호 유니버스를 일컫는 '연니버스'라는 말도 생겼다.

연 감독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다루지만, 보편적인 엔딩을 원했다. 보편적이라는 건 당위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연니버스'는) 연씨가 희귀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한다. 저를 바라보는 시각도 미묘하게 다르다. 격렬히 반응해주는 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연 감독은 늘 대중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 가상의 관객이 되고, 또 주변 사람들을 가상의 인물로 세워 자신의 취향과 대중의 관심사 사이의 균형을 찾는다고 했다.

"날것의 시그널들을 생각하고 읽으려고 노력해요. 특히 영화는 기획부터 작품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2년, 3년 후의 관객들을 생각하며 만드는 게 쉽지 않죠. 내년, 또 2년 뒤엔 어떤 세상이 될까. 대중들의 관심과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항상 고민을 많이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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