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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 "당당하게 쓰는 수어라는 반응에 눈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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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차 수어통역사 고은미씨 "농인들 위한 전문 수어방송 절실"

문체부, 공공수어 전담기구 설립 추진

뉴스1

수어통역사 고은미씨가 13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브리핑 내용을 수어로 통역하고 있다. 2020.7.13(제공 문화체육관광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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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공공 수어통역사의 활동으로 수어가 당당하게 쓸 수 있는 언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합니다. 우리의 존재가 앞으로도 농인들이 코로나19 등의 최신 정보에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전문 수어방송의 신설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2년차 수어통역사인 고은미씨는 13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공공 수어통역사들이 코로나19 등 최신 정보에서 농인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고은미씨는 지난해부터 정부 부처의 브리핑 등에서 공공 수어통역을 맡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2일부터 정부 브리핑에 수어통역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수어 통역은 올해 6월 말까지 총 435건을 지원했으며 이 중에는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이 371건(85%)에 이르렀다.

고은미씨는 "코로나 관련해 새로운 말이 많이 나온다"며 "공공 수어통역사들이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관련 기사들을 미리 살펴보고 공유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어는 음성언어와 표현의 체계와 길이가 다르다. 고은미씨는 "음성언어의 길이에 맞춰 수어를 표현해야 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고은미씨는 "수어는 동작으로 뜻을 표현하기 때문에 짧은 단어의 음성언어를 여러 동작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맥락이나 어감의 차이 등을 말하는 길이에 맞추다보면 정확한 표현이 아쉬울 때가 많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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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공공 수어통역사에게 감사패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문화체육관광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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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3일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고은미씨를 비롯해 정부 및 자지체에서 공공 수어통역사 10여 명을 초청해 감사패를 증정하며 빠르면 금년 중 공공수어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어통역사는 현재 한국농아인협회가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할 수 있으며 2020년 6월 현재 약 18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 수어통역사는 1800여 명의 수어통역사 가운데 10명에 불과하다. 공공 수어통역사들이 특정 기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공공 수어통역을 위해 연차를 내는 등의 개인적 희생이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양우 장관은 "외국의 농인들이 우리나라 브리핑의 수어통역을 부러워한다고 들었다"며 "전문적인 공공 수어통역사를 양성하고, 공공 영역의 각종 안내문 등에 대한 수어 영상 제공 확대 등을 통해 공공 영역에서의 수어 사용을 더욱 확대하고 전문성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고은미씨는 "공공 수어통역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며 "기존의 수어통역사나 새롭게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통일된 수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담기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외된 수어가 당당하게 쓸 수 있는 언어로 자리를 잡고 발전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기쁘다"며 "나아가 수어로만 방송하는 수어 전문 방송 채널이 신설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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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 고은미씨가 13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브리핑 내용을 수어로 통역하고 있다. 2020.7.13(제공 문화체육관광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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