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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②]문가영 "`예스맨`이던 나, 솔직·당당·능동적인 하진에게 많이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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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문가영이 '그 남자의 기억법' 속 여하진을 통해 본인 역시 보다 솔직하고 당당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공|키이스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들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그 남자의 기억법’이 문가영에게 특별한 첫 번째 이유는 단연 캐릭터다. "물론 대본을 받으면 전체적인 그림도 보지만, 내가 연기할 여자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봐요. ’그남기’가 매력적이었던 건, 멜로 로코 장르인에도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이 아니었단 거였죠. 수동적이지 않고 솔직한 캐릭터 자체에서 오는 호감이 컸어요.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거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은 작품도 많았거든요. 특히 멜로는 더 그랬죠고요."

여하진으로 살아온 4개월 여의 시간 덕분에 ’인간’ 문가영 역시 더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단다.

"하진에게서 많이 배웠어요. 전에는 늘 좋은 사람이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미움을 받고 쓴소리 받는 게 용납이 안 됐죠. 늘 좋은 사람이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기도 했고, 하진이를 직접 (연기)해보고 나니 그렇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사는 데 더 좋은 영향을 주는구나 싶었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않고 사는 게 나 자신에게 더 좋다는 걸, 하진이를 통해 배운 것 같아요."

엄마의 주변 지인 권유로 지원한 모델 오디션에 덜컥 합격하면서 학습지 광고 모델로 처음 연예계에 발을 내딛은 문가영. 그는 2006년 영화 ’스승의 은혜’를 통해 배우로 데뷔, 드라마 ’궁S’, ’나쁜 남자’, ’왕가네 식구들’, ’질투의 화신’, ’위대한 유혹자’, ’으라차차 와이키키2’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온, 어느새 ’15년차’가 된 배우다.

아역에서 성인 역할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칫 오기 쉬운 슬럼프도 의연하게 극복해낸 그에게는 어느새 ’차세대 대표 20대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다. 연기를 통해 대중에 심어준 신뢰 덕분이다. 외부의 시선에선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는 듯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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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가영은 아역을 지나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면서 겪은 성장통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20대 대표 배우' 자리를 예약했다. 제공 |키이스트


"아직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이게 안정적인 건지. 개인적으로는 ’20대 (대표)여배우’에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낯설고요. 그냥 제 목표이자, 걸어가려는 길은 매 년 내 나이에 맞는 어떤 모습들을 남겨놓을 수 있는 게 작품이니까, 그냥 그 모습 그대로를 남기고 싶을 뿐이에요. 꼭 좋은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굳이 없어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한 탓에 ’번아웃’ 된 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과거의 일이 미화되고 별 거 아닌 게 되더라"며 희미한 웃음을 짓는 문가영. 그는 "기억에 남을 정도의 번아웃은 없었지만 몇 번 고비는 있었다"며 열아홉 살에 겪은 배우로서의 성장통을 언급했다.

"19살에서 20살 넘어갈 때, 아역에서 성인으로 어떻게 잘 넘어가야 할까. 그냥 숫자 1이 바뀌는 것 뿐인데 열아홉 살 문가영은 정말 큰 고민에 휩싸여 있었어요. 그래도 어떻게 보면, 아역 이미지가 크게 잡혀있지 않았던 거, 정말 큰 대표작이 없었던 것도 나에게는 장점이 됐던 것이기도 하죠. 어쩌다 보니 어린 나이에 일찍 일을 시작해서 쉬지 않고 꾸준히 일을 해왔는데, 예전엔 멋모르고 하다가 지금은 직업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또 다른 고민도 생겼지만 지금 너무 좋아요."

그러면서 문가영은 "내가 이 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힘들어도 감당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매 순간 재미나게 하고 있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정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사람을 대할 때나 작품 대할 때나 정성을 다하려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아 행복하지만 늘 다음 스텝이 고민"이라는 문가영. 현재의 고민 역시 "다음엔 어떤 걸 보여줄 수 있을까"란다. 또 최종 목표는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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