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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성악가→팝페라가수→뮤지컬 배우 카이의 '뜻밖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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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출연...24일 LG아트센터서 단독 콘서트

뉴시스

카이 (사진 =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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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어요. 음악적 자존감이 낮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최근 서울 수송동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카이(38·정기열)의 뜻밖의 고백이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그는 늘 완벽해보였다.

지난 2008년 크로스오버계에 발을 들여 첫 앨범 '미완'(未完)을 내놓고 팝페라가수로 데뷔했다. 앞서 임태경이라는 걸출한 팝페라 테너가 있었지만 그를 잇는 후배 주자들이 없었다.

2011년에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했다.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스타 류정한, 김소현이 뮤지컬계에서 활약했지만 성악가 출신 뮤지컬배우는 드물었던 때다.

"자의적, 타의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을 너무 신경 쓰면서 살아왔어요"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혼란도 찾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우려와 달리 승승장구했다. '삼총사', '아리랑', '더 라스트 키스', '프랑켄슈타인', '벤허', '엑스칼리버' 등 대작 뮤지컬의 주인공을 연달아 꿰차며 명실상부 뮤지컬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탁월한 가창력을 검증 받은 그는 연극 '레드'를 통해 연기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카이는 "이젠 자존감이 단단하게 형성된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중요한 것은 저만의 것을 찾는 거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어요. '카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주력하게 된 거죠. 그래서 사실 크로스 오버를 선택한 것이었는데 역설적으로 거기에 매몰돼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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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카이는 유연해졌다. 몇년 째 MBC TV 음악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 대신 음악적 무게감을 더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하지만 "현장에서 정말 많이 배운다"고 했다.

카이는 '온실 속의 화초'같다는 말도 있다. 대형 뮤지컬 제작사 EMK 뮤지컬컴퍼니의 자회사인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 EMK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 때문이다.

카이는 "저희 대표님들(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김지원 EMK엔터테인먼트 대표)을 쉽게 보시면 안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뮤지컬은 상업예술이에요. 모든 결정은 티켓을 파는 자의 몫이죠. 저희는 제안을 받는 입장입니다. 제가 대표님들을 감히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전문 뮤지컬배우들에게 계속 자리를 만들어주시는 점 때문이에요. 상업적인 부분, 예술적인 부분 모두 놓지 않고 가려고 하십니다. 저도 여러 번 오디션을 거쳤고 (EMK가 제작한) '팬텀'에서 처음 주인공을 맡았죠."

EMK의 또 다른 대표 레퍼토리인 뮤지컬 '레베카' 출연 역시 쉽지 않았다. 11월16일부터 2020년 3월15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레베카'는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이다.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 '레베카'(1938)를 원작으로 삼았다. 스릴러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1940)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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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카이 (사진 =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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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는 맨덜리 저택의 주인 '막심 드 윈터' 역에는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과 함께 캐스팅됐다. 카이가 이 역에 캐스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인 레베카에 대한 트라우마를 간직한 인물로 연기력이 필요한 캐릭터다. 그간 류정한, 유준상, 오만석, 민영기 등이 맡아 다소 중년의 중후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인식됐다.

그간 청년의 이미지가 강했던 카이는 "사실 대본에 막심이 몇 살인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없다"면서 "막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관객들이 버릴 수 있게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LG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5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 '카이 인 코리아'를 기념하는 공연으로 '카이의 서울 클래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카이의 친구이자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에서 창작 넘버를 선보여온 이성준 음악감독이 앨범과 콘서트에 참여한다. 앨범 수록곡뿐 아니라 한국 노래를 클래식 가곡의 형태로 편곡, '클래식'한 카이의 음악 색깔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카이는 한국을 널리 알리고 있는 스타다. 작년 한국관광공사 '대학로 공연 관광 페스티벌 ? 웰컴 대학로'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그리고 아시안게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을 찾아 한국 공연 관광을 홍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카이는 "해외로 공연을 한국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공연시장을 갖고 있다는 보람을 느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올해만 해도 '엑스칼리버' '벤허' 등에 출연하며 쉬지 않고 달려온 카이는 향후에도 쉼표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끊임없이 촬영하는 영화배우 하정우에게 누군가 왜 쉬지 않냐는 물음을 받자 '이렇게 현장에 배울 것이 많은데 왜 쉬냐'고 답한 것이 크게 공감이 됐다"고 했다.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현장에서 배울 것이 정말 많죠. 그리고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이 회사에 꾸준히 출근을 하시는 것처럼 제게는 무대가 그래요. 무대에서 매일의 삶을 보내는 이유죠."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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