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서 듀오 리사이틀…브람스·라흐마니노프·슈트라우스 곡 연주
스승과 제자, 시선 교차하며 호흡…묵직한 타건에 객석 기립박수
스승과 제자, 시선 교차하며 호흡…묵직한 타건에 객석 기립박수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스승과 제자는 서로 다른 온도를 지니고 있었다.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악장. 1악장보다 한층 느려진 음들을 제자 임윤찬이 강한 타건(打鍵)에 실어 보낼 때 스승 손민수는 부드럽고 속삭이듯 음들을 어루만졌다. 두 대의 피아노 앞에 선 스승과 제자는 그렇게 대화하며 음을 쌓아나갔다.
지난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은 서로 다른 두 피아니스트의 열정적인 하모니로 가득 찬 듀오 리사이틀이었다.
손민수와 임윤찬은 한국을 대표하는 두 피아니스트로 스승과 제자 사이다. 서로를 존경하는 두 연주자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공연은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 구성됐다. 세 곡 모두 두 대의 피아노 버전 외에 다른 악기 구성의 버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같은 곡의 다른 소리를 비교하는 것도 관전 요소 중 하나였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
손민수와 임윤찬은 피아노의 소리와 매력을 극대화하는 연주를 보여줬다.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에서 노래하듯 애절한 현악대신 피아노의 묵직한 소리가 공연장을 채웠다. 브람스의 곡과 라흐마니노프 곡의 피날레 부분에서는 두 대의 피아노가 교차하며 소리를 고조시킴으로써 관현악 못지않은 역동적이고 풍성한 소리로 관객을 압도했다.
작곡가 이하느리가 편곡한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피아노의 다채로운 소리를 실험하는 듯했다.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중 주요 장면을 발췌한 관현악 모음곡으로 여러 색채를 지닌 곡으로 평가된다. 이하느리가 편곡한 곡에서도 피아노는 격정, 환희, 위태로운 분위기 등으로 전환하며 다양한 모습을 띠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
관객들은 연주가 끝나자 기립 박수로 두 연주자에 찬사를 보냈다. 스승과 제자는 손을 맞잡은 채 관객에게 인사하며 화답했다. 앙코르곡으로는 이하느리가 편곡한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 중 '퀵 왈츠'(Quick Waltz)를 들려줬다.
듀오 리사이틀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손민수와 임윤찬은 이후 스위스 베르비에에서 열리는 '2025 베르비에 페스티벌' 무대에 같이 선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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