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서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 없이 K리그 기반 국내파 선수들로 꾸린 대회였다. 그럼에도 한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중국을 압도하며 무실점 승리를 해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김문환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후 전반 21분에는 중국 수비수가 이태석의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주민규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9분에는 김주성이 코너킥 상황에서 쐐기골을 기록했다. 중국은 유효 슈팅 0개에 그쳤고, 수비와 중원의 조직력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결과에 따라, 중국은 한국과의 A매치에서 6연패에 빠졌다. 그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3실점을 허용했다. 지난 2017년 3월, 1-0 승리를 끝으로 승리가 없으며, 47년 만에 한국전 최악의 흐름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8일 “한국에 6연패를 당했고 0득점이다. 세대교체와 전술 변화 모두 실패”라는 기사로 “정신력, 기본기, 조직력, 어떤 면에서도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기사 말미에는 “이제 우리는 더 기술적으로 세련된 일본을 만나게 된다”며 ‘한국보다 일본이 더 나은 대표팀’이라는 비교를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장은 한국에 압도당한 현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해석이 있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실험 실패로 귀결됐다. 수비수 주천제는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왼쪽 풀백 왕위동은 후반 중반 다리에 쥐가 나 교체되는 등 체력 문제까지 노출됐다. 소후닷컴은 “경기력의 문제는 단순한 전술 실패가 아니라 기본기와 집중력, 조직력의 총체적 부재를 뜻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매체는 “공격 의도는 있었지만, 박스 근처에선 창의성도, 연계도 없었다”며 “5개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고 유효 슈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 정도면 전술 이전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국내파 위주로 꾸렸으며, 총 26인 명단 중 10명이 새로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경기 운영에서는 노련함과 안정감이 돋보였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선수들도 후반 교체 투입 후 중국의 반격 기회를 원천 차단하며 경기력을 유지했다.
소후는 이에 대해 “한국은 우리에게 주도권을 내어준 듯하면서도, 전체 흐름은 완전히 자신들의 페이스로 끌고 갔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11일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일본 역시 실험적인 스쿼드로 대회에 임했지만, 이미 기본적인 기술과 조직력 면에서 중국보다 우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후닷컴은 “이번 한국전처럼 상대를 따라가기만 한다면 일본전에서는 더 참혹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남은 나흘 동안 무엇이라도 바꾸지 않으면 연패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같은 기사에서 “기술적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더 세련된 팀”이라는 표현을 덧붙이며 현실적인 위기감보다는 다른 국가와의 비교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중국 언론의 태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에 진 충격을 일본과 비교함으로써 상쇄하려는 무의식적 방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력 그 자체이며, 외부 비교보다 내부 개혁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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