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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난항·루비오 장관 방한 취소…7월 한미 정상회담 계획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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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난항·루비오 장관 방한 취소…7월 한미 정상회담 계획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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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인 8일까지 “협상을 끝낼 수 있는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3일 말했다. 다음주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돌연 방한을 취소했다. 이르면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바랐던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관세 유예기간 전에 (협상이) 완료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관세 협상이 매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쌍방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쌍방이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태”라며 “다방면에서 우리 주제들도 많이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한·미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8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무엇을 주고받을지 ‘요구사항 리스트’를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고,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아직 (미국에) 1차 안도 제시하지 못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9일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 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이를 90일 동안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 오는 8일 유예 기간이 종료된다.



관세 협상이 뚜렷하게 진전이 없는 가운데, 오는 8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루비오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각) 방한 계획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미는 루비오 장관의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 왔으나 내부 사정상 조만간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는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쪽은 오는 7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루비오 장관이 배석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닷새 전에 외국 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은 지난달 30일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관세 등 실무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했던 정부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영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자신이 소유한 골프 리조트를 둘러보기 위해 스코틀랜드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는 얻을 게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해, 일단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관세 협상에서 주고받을 것을 정리한 뒤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했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5~6일께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다시 관세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상무부 장관 등과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무역보험공사에서 개최된 제48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 “미측 관세 유예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유예 기간 연장 여부를 포함해, 향후 미측 관세 조치 향방이 매우 가변적이고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7월9일 이후 유예 종료 및 국가에 따라서는 추가적 관세 부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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