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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로 해녀와 상생 모델 만든 박지훈 '우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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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로 해녀와 상생 모델 만든 박지훈 '우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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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일부는 버려지고, 헐값에 거래되는 등 해녀들의 안정적 수입원과 거리가 멀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천편일률적인 기념품이나 단순한 체험에 머물러야 했다.

이런 상황을 바꾼 것이 '우무'다. 제주시 산천단남길에 자리한 이 브랜드는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디저트와 비건 화장품으로 해녀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소비자에게는 특별한 제주 경험을 선사한다. 이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국어강사 출신의 박지훈 대표(39)이다.

서울에서 사교육 강사로 일하던 박지훈 대표는 해녀학교를 다니며 제주의 문화와 가치를 깊이 이해했다. 우뭇가사리를 통해 로컬 자원을 되살릴 수 있음을 깨달은 그는 상품 판매가 아닌, 제주의 자연과 사람, 문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설계했다.

"해녀학교에서의 제 경험은 체험을 넘어, 제주 문화와 가치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죠. 그때부터 나중에 사업을 한다면 제주의 자연과 해녀들에게 도움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해녀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모델

우무는 우뭇가사리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 브랜드이다. 자매 브랜드 우무솝은 비건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전개한다. 두 브랜드 모두 제주 바다에서 얻어진 원료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매장과 본사 인원을 합쳐 총 40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주 해녀들과의 협업 방식이다. 우무는 가파도 어촌계와 MOU를 맺고 우뭇가사리를 전량 수매하여 해녀들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한다. 단순한 원료 구매를 넘어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의 집에 파라솔을 지원하고, 제주의 작은 해변에는 파라솔과 테이블을 제공, 관광객 유치에 도움을 준다.


"우뭇가사리를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우무솝이라는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이를 통해 우뭇가사리의 가치를 높이고 있죠."

우무는 한 가지 원료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해녀들과 지속적인 상생 관계를 만들어간다. 환경 측면에서도 PLA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고, 리프세이프 선크림을 개발해 해양 생태계 보호에 앞장선다.

화장품 사업에서는 과학적 검증에 특히 신경 쓴다. 우뭇가사리의 뛰어난 보습력을 입증하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피부 보습 관련 인자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확보했다. 원료의 효능 확인에 그치지 않고, 제품 자체의 인체 피부 보습 개선 효과 평가 시험을 진행해 실제 사용 시 보습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MZ세대를 사로잡은 브랜딩과 글로벌 진출

우무가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따뜻하고 친근한 디자인에 있다. 박지훈 대표는 "단순함 속에서도 위트 있는 요소를 담아내어, 소비자가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블루보틀과 오찌, 유니클로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흥미로운 새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제공 중이다.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속가능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해외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박지훈 대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된 회사와 제품 소개 자료뿐만 아니라, 그 주변 가볼 만한 지도를 전달해 제주에서 최대한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외국어가 가능한 인원들로 배치해 방문객이 편안하고 따뜻한 환영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하지만 제주라는 지역적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물류, 인재 확보, 홍보 등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으며, 섬이라는 특성이 갖는 제한은 지금도 제약으로 느껴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의 물류비 지원을 활용하고,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다움을 지키는 조직문화와 고객 경험

우무의 조직문화 원칙은 고객이 제주 여행을 즐겁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이 우무를 방문하는 순간부터 제주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즐거움은 여행 중 만나는 사람들의 작은 웃음,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어떤 기분으로 매장에 들어오든, 나갈 때는 반드시 웃으며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죠."

팀 운영에서는 신뢰와 책임감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특히 식품을 다루는 브랜드이기에 위생과 청결을 철저히 관리하는 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속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순히 현재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려는 태도를 가진 구성원이 우무의 방향성과 잘 맞습니다."

박지훈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지금도 제주 여행 중 우무를 방문한 고객이 이곳에서의 경험이 제주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줬다는 피드백을 남길 때마다, 제품 판매를 넘어 제주의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 역할을 강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던 고객이 우무솝을 사용한 후, 개선되었다는 감사 인사를 전해온 순간도 잊을 수 없다. "제품을 넘어,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연구하고 발전해야 하는 이유가 됐죠."

우무는 제주 해녀들과의 상생 모델을 통해 버려지던 우뭇가사리에 가치를 부여했고, 관광객에게는 진정한 제주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했다. 박지훈 대표는 "행복한 여행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국가를 만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지역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제주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따뜻한 기억을 전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본 인터뷰는 벤처기업협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협회가 추천한 우수 창업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벤처스퀘어와 함께 기획한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AI·데이터·디지털솔루션', '바이오·식품·로컬브랜드', '콘텐츠·문화·Web3.0'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됩니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1기 기자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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