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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성범의 영입으로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30대 선수인 나성범이 팀의 장기적인 미래까지 담보할 수는 없었다. KIA는 계속해서 거포 자원들에게 공을 들였다. 차세대 중장거리 자원들은 매년 봄과 가을의 화두였다. 상대적으로 우타보다는 좌타 쪽에 자원들이 있었다. 오선우(29)와 김석환(26)은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좋은 장타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었다.
가을 캠프 때마다 코칭스태프가 공을 들였다. 그러나 쉽게 터지지 않았다. 포지션도 애매했다. 외야수였다. 나성범과 외국인 선수까지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또 1군에서 기회를 얻어도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오선우는 2023년 1군 33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김석환도 2023년 12경기에서 타율 0.130에 머물렀다.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을 좋아 1군 콜업을 해봤지만, 정작 1군에서는 그 한계를 깨지 못했다. 기회를 더 달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 가운데 팀이 2024년 기존 주축 타자들 위주로 통합우승을 차지하면서 두 선수의 입지는 더 좁아져 갔다. 1군 코칭스태프에 관심을 보이는 자원이기는 했지만 마땅히 자리가 없었다. 올해 이들을 확고한 1군 전력으로 보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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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의 체력 및 부상 방지 관리를 받고 있는 오선우는 이날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7회 도망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SG 두 번째 투수 김민의 6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터뜨렸다. 제대로 맞은 타구가 경기장을 절반으로 쪼갰다. 시즌 8호 홈런이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타구의 비거리는 무려 135m에 이르렀다. 어마어마한 비거리의 홈런이었다. 올해 시속 170㎞ 이상의 총알 홈런을 적잖이 만들어 낸 오선우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홈런이기도 했다. 이날 오선우는 홈런 포함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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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콜업된 오선우는 이제 팀의 주전 선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시즌 54경기에서 타율 0.293, 8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1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상대 견제가 들어올 시점이고, 체력적으로도 약간의 고비가 올 타이밍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꾸준하게 이어 가고 있다.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게 아니라 장타도 곧잘 나온다. 올해 장타율이 0.481이고, 최근 들어서도 장타를 곧잘 치며 떨어지던 그래프를 되살려놨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장타력을 바탕으로 1군에 콜업된 김석환도 1군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쌓아가고 있다. 수비를 하다 오른 어깨를 다쳐 잠시 2군에 내려갔지만, 회복되자마자 1군에 다시 올라왔을 정도로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복귀 후 첫 타석에서 인상적인 홈런을 치며 그런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헛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KIA의 중장거리 기대주들이 팬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놓은 가운데, 그 설렘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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