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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딸게요” 배구DNA 두 딸의 약속…“매 순간 최선 다하길, 적당히 하면 안 돼” 강하게 키우는 박철우 코치[창간40주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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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딸게요” 배구DNA 두 딸의 약속…“매 순간 최선 다하길, 적당히 하면 안 돼” 강하게 키우는 박철우 코치[창간40주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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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박철우(40) 우리카드 코치의 두 딸, 소율(12), 시하(9) 양은 최근 엘리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소율은 지난해부터, 시하는 올 3월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아버지 경기를 보는 대신 책을 읽던 소율은 어느덧 국가대표를 꿈꾸는 의젓한 선수가 됐다. 동생 시하와 “올림픽에 가서 메달을 선물하겠다”라는 다부진 약속을 내걸었다.

두 딸의 어머니는 농구선수 출신 신혜인 씨. 할아버지는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다. 강력한 스포츠, 특히 ‘배구 DNA’를 갖춘 소율, 시하를 부모는 흐뭇하면서도 냉정하게 바라본다.

공부 약속 지킨 뒤 배구 선택한 딸

부모는 구기종목 선수의 고된 삶을 누구보다 잘 안다. 두 딸이 단체 종목이 아닌 골프, 테니스 등 개인 종목을 하길 바랐다. 하지만 선택은 배구다. 소율은 “배구에 흥미가 생겼다. 어느 순간 아빠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끌렸다”라고 말했다.

부모는 엘리트 선수로 입문하기 위한 조건으로 ‘공부’를 내걸었다. 영어, 수학 등 목표 성적을 제시했고, 이를 달성한 후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신 씨는 “공부를 해내면 배구를 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목표를 이루더라. 막을 방법은 없었다”라고 웃었다. 언니를 보며 배구를 동경한 시하까지 나란히 수원 파장초 배구부원이 됐다.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오른쪽)와 장녀 소율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왼쪽)와 장녀 소율 양(가운데),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왼쪽)와 장녀 소율 양(가운데),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19년의 박철우 코치와 소율, 시하.스포츠서울 DB

2019년의 박철우 코치와 소율, 시하.스포츠서울 DB



“배구선수 아닌 학부모 박철우”

박 코치 정도의 리빙 레전드는 배구 선수 자녀를 둔 게 불편할 수 있다. 배구부 지도자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고, 학부모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여지도 있다.

박 코치는 “우리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충분히 할 걱정이다. 실제 늘 조심스럽다”면서 “은퇴하기 전 하율이 경기를 보려고 했다. 응원 단체복을 주는데 도저히 못 입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내가 ‘박철우로 온 거냐, 소율 아빠로 온 거냐’라고 묻더라. 그래서 바로 입었다”고 웃었다. 또 “내 이름을 버리고 소율이 아빠로 살아야 다른 부모도 좋게 봐줄 거라 생각했다. 웬만하면 훈련도 보지 않는다. 딸은 오로지 감독, 코치의 말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두 딸은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체감하지 못한다. 소율은 “아빠는 왼손잡이로 공격을 잘 하는 선수 정도로 알고 있다”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신 씨는 “소율이는 아빠 경기장에 가서도 경기는 안 보고 책만 봤다. 배구 선수로 아빠를 전혀 모른다”라고 귀띔했다.

두 딸 강하게 키우는 아버지

박 코치와 ‘과잉보호’는 거리가 있다. 배구에 있어서는 절대 ‘딸 바보’가 아니다. 그는 “강하게 키우는 편이다. 어디 끊어지고 부러지지 않는 이상 괜찮다는 주의”라면서 “첫째는 나를 닮아 아파도 잘 참고 뛴다. 소율이가 아프다고 하면 진짜 아픈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신 씨도 “나 역시 운동선수 출신이라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딸이 아프면 코치가 먼저 병원 가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

두 딸의 미래를 보는 시선도 냉철하다. 박 코치는 “잘 되면 좋지만 어렵다는 걸 잘 안다”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길 바랄 뿐이다. 적당히 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해내는 건 아이들의 몫이다. 배구에 미치고,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본기는 나보다 나은 것 같다. 지금은 주로 리시브를 하는데 중요한 시기에 기본기를 배우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가운데)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카드 박철우 코치(가운데)와 장녀 소율 양(왼쪽), 차녀 시하 양. 파장초등학교 체육관(수원시 장안구). 2025. 6. 18.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같이 올림픽 메달 딸게요”

배구 선수로 성장해 프로, 나아가 국가대표가 되는 일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소율, 시하의 미래도 알 수 없다. 다만 ‘박철우의 피’가 흐른다면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소율은 “언젠가 시하와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 그리고 아빠, 엄마에게 집과 차를 선물하고 싶다”며 야무지게 말했다. 시하 도 “여행을 보내드리겠다”라며 거들었다. 박 코치는 “아빠가 하지 못한 일을 너희가 꼭 이루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부모의 기대도 다르지 않다. 신 씨는 “지금은 상상일 뿐이지만 두 딸이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까지 가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코치도 “한유미·한송이 자매 사례도 있지 않느냐. 정말 보기 좋을 것 같다”라며 두 딸을 바라봤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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