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기강 잡기 "정부부처 업무보고 실망, 다시 받도록 할 것"

"공약 분석도 반영도 부족, 구태의연한 과제"
"尹 3년, 내란 6개월 공직사회 혼란 보여줘"
이한주 "2017년 비교, 공약 이해도 떨어져"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각 부처 업무보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18일 진행한 정부의 첫 업무보고를 두고 “한마디로 실망”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정부 각 부처가 새 정부의 국정 비전에 빠르게 맞추도록 하려는 일종의 ‘기강 잡기’로 해석된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어제 진행했던 업무보고 내용은 한마디로 실망, 매우 실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공약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된 반영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고 구태의연한 과제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새로운 정부에 맞는 구체적인 비전이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어떤 부처는 공약을 빙자해서 부처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제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며 “윤석열 정부 3년, 비상계엄과 내란 6개월간 공직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무너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당장 20일까지로 예정된 업무보고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 대변인은 “오늘과 내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전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수준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3일간 업무보고를 통해 지적되고 제시됐던 여러 생각을 반영해, 새 정부 국정비전과 철학을 깊이 고민하며 제대로 된 업무보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첫 업무보고를 마친 뒤에도 국정위는 부처 기강잡기에 나선 바 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전날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아침에 2개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했는데, 지난 2017년 보고와 비교해 공약 이해도와 충실도가 굉장히 떨어져 있다”며 “시간과 상황이 비슷했는데 공약 관련 업무보고가 더 충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