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8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닥…차기 당대표, 3대 특검 가동·내년 지방선거 '가시밭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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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에서 지원유세를 나와 손을 맞잡고 있다. 2025.05.26.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공약하고, 의원들 다수가 이에 동의하면서 8월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의 당권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 '리벤지 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야권에 따르면 송 원내대표는 전날부터 선수별 간담회를 연속으로 갖고 당 혁신 방안 등을 청취했다. 각론에선 의견이 나뉘었지만 의원들은 대체로 빠른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혁신안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송 원내대표와의 4선 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며 "빠른 전당대회가 곧 개혁이 될 수 있다. 빠른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정당성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배숙·조경태 의원도 "전당대회 시기는 가급적이면 빨리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송 원내대표는 3·4선 간담회 후 "어제 오늘 의원님들의 의사를 확인했다. 전당대회를 조기에 하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 절차 등을 감안할 때 8월 중 전당대회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장 당권 도전이 확실시 되는 것은 김문수 전 후보다. 김 전 후보는 6·3 대선 직후 현충일에 현충원을 참배하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을 만나면서 물밑 당권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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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선 캠프 참모들과 함께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2025.06.06. /사진=뉴시스 /사진=김명년 |
김 전 후보 측은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불리한 대내외 조건 속에서 4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단 점을 당권 도전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대선에서 24.0% 득표율로 패배했지만 직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전례가 있다. 대선 레이스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얻은 점도 성과다.
6·3 대선 후보 경선에서 김 전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 한동훈 전 대표가 당권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양측의 '리턴 매치'가 이뤄지게 된다. 한 전 대표는 비록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지만 홍준표 전 시장을 꺾고 '2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고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당내 몇 안 되는 대권 주자란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영수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회장 등을 만났다. 이밖에도 각계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보수 진영에서 막강한 보수 조직을 보유한 인사로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했단 점에서 한 전 대표가 만남을 요청한 내막에 관심이 쏠렸다.
이 회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다양한 질문에 한동훈 전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설명했다"며 "직접 만나보니 그간 오해했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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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4.12.16.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다만 한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도 이번 당권 도전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는 게 변수다. 차기 국민의힘 대표는 올 하반기 3대 특검(특별검사)의 공세를 오롯이 받아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가시밭길'을 걷다가 패배 이력만 추가될 수 있단 것이다.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님이 정말 고민 중"이라며 "개인으로 보면 결코 좋은 자리가 아니다. 다만 원내에선 김문수는 막아야 되지 않냐는 의견이 많고,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때문에라도 나와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고 했다.
친한계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의견이 (찬반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엔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 저는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한다면 가능성은 제일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텃밭인 대구를 시작으로 '민심투어'에 나선 안철수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안 의원 측은 "지난 대선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당원들에게 지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하고 민심도 청취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당 안팎에선 당권 행보를 시작했단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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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6.18. /사진=뉴시스 /사진=이무열 |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김 후보를 묵묵히 도우면서 '원팀' 행보를 해 당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선 친윤석열계에서 안 의원을 지원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나 의원도 당권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출마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김용태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원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김 전 후보와 한 전 대표가 경합한단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임자를 조사한 결과 김 전 후보가 20.3%, 한 전 대표가 16.3%를 얻어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에서 경합했다. 뒤이어 안철수 의원 9.6%,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6.1%, 나경원 의원 5.3% 순이었다. '잘 모름'과 '기타'는 각각 26.2%, 16.1%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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