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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화면 |
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이건주가 친동생 이건철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건주는 동생이 평생 가슴 속에 묻고 산 질문에 대해 답을 했다.
이건주는 스무살쯤이었던 엄마아빠가 경제력이 없어 육아를 포기했고, 할아버지 부재로 할머니는 홀로 돈을 벌어야 했기에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고모들이 육아를 도맡아야 했던 힘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아이 둘을 키우기는 힘든 상황이라 어린 동생을 해외 입양을 보내기로 했던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건주는 "애가 애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온수가 잘 나오던 시대가 아니지 않나. 신생아를 찬물에 씻길 수도 없고 아궁이에 물을 끓여서 찬물을 섞어 물 온도를 맞춰가면서 씻겨야 하는데, '어디 하나 잘못될까 무섭고 두려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고모들이 할머니 원망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오빠의 잘못으로 왜 우리가 이 고생을 하고 있어야 하나' 너무 미웠다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도 우리 둘을 같이 못 키운 것에 대해 미안해하셨다. 마음의 짐처럼 생각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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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화면 |
이에 동생은 "절 입양 보내야 했던 이유는 이해된다"면서도 "그런데 왜 한 명은 남겨지고 한 명만 입양 보내진 거냐. 왜 한 명만 입양을 보내야 했는지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 힘들었다면 둘 다 입양을 보낼 수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형이라도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었던 건 다행이지만, 나만 입양 보내졌다는 건 사실 큰 상처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가장 괴로웠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했다. 둘 다 남거나 둘 다 떠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질문이 항상 머릿속을 맴돌았고 가장 하고 싶은 질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이건주는 "둘 다 책임지는 건 안 됐고 그렇다고 둘 다 보내자니 싫으셨던 것 같다. 제가 먼저 태어난 이유로 선택돼 남게 된 거다. 그게 동생에게 제일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한국에 있었고 넌 여기 있었던 게 제일 미안했다. 저도 한국에서 힘들고 어려웠지만, 부모님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들과 있었고 건철이는 그걸 못하지 않았나"라며 "혹시라도 내 원망 많이 했으면 이해하고, 미안하다"고 속상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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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화면 |
그러나 동생은 "원망하지 않는다. 우리 형제의 책임은 아니지 않나. 어차피 형도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나. 이건 내 잘못도 형 잘못도 아니다. 그냥 우리 운명인 것"이라며 한국어로 "괜찮아"라고 형을 위로했다.
이어 "이걸로 형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들어보니) 형이 안타깝다. 형도 혼자였지 않나. 돌아보면 좋은 양부모님 만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근데 형은 그런 걸 못 누렸을 수도 있지 않나. 형도 혼자 힘들었던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오히려 형을 위로하는 동생의 말에 이건주는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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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화면 |
동생은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 그냥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것뿐이다. 답이 좋든 나쁘든 그건 상관없다. 답을 들었다는 게 중요한 거다. 평생 가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마침내 얻었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18년 전에는) 답을 알지 못했다. 형이 설명해줘서 저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답을 알게 돼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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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무속인 이건주가 친동생만 홀로 프랑스로 입양가게 된 이유를 전했다./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화면 |
동생은 "앞으로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면 될 것 같다. 지금은 다시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형이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형도 힘들 때 저를 믿고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건주는 울컥해 "'나한테 기대'라는 말이 쉬운 게 아니다. 오히려 내가 동생한테 해야 하는 말이고 동생이 형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쉽게 할 수 없는 말인데 너무 고맙다. 동생이 형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동생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이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안겼다.
이건주는 "기분이 묘하더라. 미안한 마음에서 고마운 마음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동생은 "형이 프랑스까지 와줘서 고맙다. 오직 저를 위해서. 평생 궁금했던 답을 줬다. 이것도 형이 내게 준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건주는 "번역기 돌려가면서 서툰 프랑스어로 썼다"며 동생에게 프랑스어로 직접 쓴 편지를 건넸다. 이에 동생은 "프랑스어로 써줘서 더 좋았다. 감동이라는 표현 그 이상으로 제 마음을 울렸다"며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은데, 형이 용기 내 진심을 보였다는 게 느껴졌다"고 고마워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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