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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예요, 다시 던져주세요"…해변서 발견된 유리병 편지 '울컥'

머니투데이 구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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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예요, 다시 던져주세요"…해변서 발견된 유리병 편지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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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BC 캡처

/사진=BBC 캡처


영국의 한 해변에서 발견된 유리병 하나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고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BBC는 지난 4일 영국 동부 스케그니스(Skegness) 해변을 여행하던 한 가족이 물에 떠밀려와 모래 속에 반쯤 파묻힌 유리병을 발견한 사연에 대해 소개했다.

이 유리병 안에는 손글씨로 쓴 쪽지와 함께 한 줌의 유해가 담겨 있었다. 쪽지에는 "이분은 우리 엄마예요.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으니 다시 바다에 던져주세요. 감사합니다. -영국 올덤의 카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유리병을 발견한 켈리 셰리던 씨 가족은 쪽지를 읽은 뒤 병을 다시 바다에 띄우는 영상을 촬영해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게시글에는 "카라 어머니,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고 적었다. 이 병은 카라 멜리아라는 여성이 하루 전에 바다에 던진 것이었다.

멜리아의 어머니인 웬디 채드윅 씨는 지난 2월 50세의 나이에 심장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싱글맘으로 다섯 남매를 혼자 키워냈다. 채드윅 씨의 생전 꿈은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었다.

자녀들은 엄마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유해를 병에 담아 지난 3일 스케그니스 해변에서 바다로 띄웠다. 그런데 유리병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해변으로 밀려왔고 같은 지역을 찾은 셰리던 씨 가족이 발견했다.


멜리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어머니의 유해를 해변에 뿌릴 계획이었지만 친구가 아이디어를 줘서 휴가차 스케그니스 해변에 왔을 때 유해를 병에 담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가 치열하게 살다보니 여행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원래는 아무도 유리병을 곧바로 발견하지 못하고, 어느 외국 해변까지 갔어야 했는데 같은 지역으로 다시 떠밀려 온 거 같다. 엄마가 이번 일로 낄낄 거리며 웃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리아는 "이번엔 좀 더 멀리 가셨으면 좋겠다. 바베이도스나 스페인 해변에서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리아는 병을 발견한 셰리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병을 발견한 셰리던 씨는 "처음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한 5번쯤 공유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지 몰랐다"며 "내가 발견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짧은 내용이지만 울컥한다", "남겨진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글을 읽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분이 계속 여행하시길 바란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제발 저 유리병이 스페인 해변 등 세계적인 관광지에 도달하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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