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신동엽 / 사진=DB |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지금은 톱 MC 자리에 올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코미디언 김숙과 신동엽에게도 아픈 시절은 있었다. 후배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괴롭혔던 일부 선배 코미디언들에 대한 폭로와 현재 근황이 공개되면서 '인과응보', '자업자득'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11일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에는 '역대급 빌런 모음 도시락 뺏어 먹는 부장님 / 남자무새 실장님 / SNS 중독 직장 동료... 오늘도 고통받는 K 직장 빌런 모음 ZIP'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직장 빌런들의 사연이 전해진 가운데, 김숙은 "저보다 7~8살 많았던, 제가 스무 살에 KBS 들어갔을 때 (소품으로) 짚신을 잘못 가져왔다며 짚신을 저한테 던진 선배가 생각난다"고 떠올렸다.
이에 송은이는 "그래서 짚신에 맞은 김숙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선배님 무슨 일이세요? 짚신 제가 갖고 올게요' 했던 게 저다"라고 밝혔다. 김숙은 "KBS 별관"이라며 추억을 공유했다.
송은이가 "저는 선배님들 발 사이즈를 웬만하면 다 기억하고 있었다"고 하자, 김숙은 "내가 갓 들어왔을 때인데 발 사이즈를 어떻게 아냐"며 억울해했다. 송은이는 "당연히 모르지. 제가 10기이고 김숙이 12기인데 (이후로) 12기들한테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숙은 "나는 그 뒤로 짚신을 나르지 않았다. 송은이가 3년째 짚신을 날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짚신은 지금까지 맞은 것 중에 가장 안 아픈 거였다. 안 아팠지만 그게 제일 아팠다. 마음은 제일 아팠다. 성인 되고나서 처음 맞았던 거다. 야구방망이로 맞은 것보다 더 아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김숙에게 짚신을 던진 해당 선배 코미디언의 근황이 눈길을 끌었다. 김숙은 "그 선배 지금 되게 힘들게 살고 있다"고 간단하게 언급했다.
앞서 신동엽 또한 한 선배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놓은 바 있다. 신동엽은 지난 1월 유튜브 채널 '동해물과 백두은혁'에 출연했을 당시, "코미디언 선후배님들 사이에서 규율이 엄청 세다고 들었다"는 말에 "되게 셌었다. 우리 때는 그나마 좀 덜했는데, 예전에는 더 셌다고 한다. 그것도 다 그런 건 아니고 안 그런 형도 있고 유난히 그런 거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좀 편했던 것 같다. 술을 좋아하는 선배들과 술자리를 진짜 많이 했다"고 떠올리며 "또 술 안 마시는 한 선배는 나를 항상 이렇게 불러서 '야한 얘기 해 봐' 했다. 그럼 형들한테 얼마나 많이 지어냈겠냐"고 말했다.
그럼 선배한테 혼났던 적이 있는지 묻자, 신동엽은 "있다. 혼났다기보다는 원래 단역부터 시작해서 조연 역할을 하다가 나중에 진짜 재밌는 사람들이 자기 코너를 가지게 된다. 짧았지만 나도 한 코너를 가지고 있었다. 이건 저 밑에 있는 말단 직원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승진을 한 것"이라며 "나이가 많은 형들은 그게 힘들었나 보다. 술 취해서 '너 이 XX야, 네 인기 아무것도 아니야. 어디서 건방이야'라면서 뺨을 몇십 대 맞은 적이 있다. 화장실에서 씻고 혼자 울고 그랬던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지금 그 선배는 활동 안 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개그계 '똥군기'는 역사가 깊은 편이다.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과거 선배들로부터 '똥군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방송에 나와 털어놓고, 당사자는 해명을 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시대가 변해 현재는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지만, 그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흘러 선후배가 같은 방송에 출연하는 일이 많아지는 만큼 돌아봤을 때 후회 또는 흑역사로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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