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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BTS·넥슨과 손잡고 ‘포트나이트’ 韓 재공략… “K-컬처로 전 세계 연결”

조선비즈 이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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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BTS·넥슨과 손잡고 ‘포트나이트’ 韓 재공략… “K-컬처로 전 세계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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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에릭 윌리엄슨 에픽게임즈 디자인 시니어 디렉터,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마이클 모든 에픽게임즈 파트너십 시니어 디렉터가 11일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에픽게임즈 제공

(왼쪽부터) 에릭 윌리엄슨 에픽게임즈 디자인 시니어 디렉터,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마이클 모든 에픽게임즈 파트너십 시니어 디렉터가 11일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에픽게임즈 제공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대표작 ‘포트나이트’를 앞세워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K-팝, 손흥민, 레고 등 한국 문화 콘텐츠와의 컬래버레이션을 게임에 적극 반영하는 동시에, 넥슨 PC방·원스토어 등 국내 유통 채널 확장, 서울 기반 크리에이터 생태계 지원까지 총망라한 전략이다. 포트나이트는 3D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온라인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글로벌 누적 계정 수 5억개를 돌파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왔다. 다만 한국에서는 그간 플랫폼 제약과 문화적 이질감 등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11일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콘텐츠 중심의 확장 전략과 함께 손흥민·BTS 정국·지민 등의 콘텐츠, 신작 게임 2종, 크리에이터 생태계 지원책 등을 발표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2018년 한국 첫 출시 당시엔 극장에 영화가 있었지만 관객은 없었고, 자동차는 있었지만 운전할 사람은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확장 출시는 1년 넘는 준비 끝에 유저 피드백과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진정한 재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트나이트는 단순한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라, 개발자·크리에이터·브랜드·플레이어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핵심은 ‘K-컬처 접목’이다. 오는 21일에는 손흥민 선수를 기반으로 한 ‘손흥민 번들’이 게임 내 상점에 출시된다. 손흥민의 공식 유니폼을 비롯해 시간대에 따라 스타일이 바뀌는 장신구 ‘포워드 엣지’, 축구 컨셉트의 ‘골 게터’ 랩핑 시트지, 셀카 세리머니를 재현한 ‘찰칵 세리머니’ 이모트 등이 포함되며, 28일까지 한정 판매된다.

포트나이트 ‘손흥민 번들’./에픽게임즈 제공

포트나이트 ‘손흥민 번들’./에픽게임즈 제공



음악 콘텐츠도 강화됐다. BTS 정국의 ‘세븐’, 지민의 ‘후’, 엔하이픈의 ‘노 다웃’, 아일릿의 ‘마그네틱’ 등 국내 인기 아티스트의 곡들이 ‘포트나이트 페스티벌’의 리듬 게임 콘텐츠 ‘잼트랙’으로 추가됐다. 이용자는 해당 곡을 직접 연주하거나 리믹스해 다른 유저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에릭 윌리엄슨 에픽게임즈 디자인 시니어 디렉터는 “K-팝은 글로벌 팬덤을 연결하는 강력한 문화 자산”이라며 “포트나이트는 음악·패션·스포츠가 융합된 디지털 문화 허브로 진화하고 있고, K-콘텐츠는 이 생태계의 실험장이자 촉매제”라고 말했다.

게임 본연의 재미도 강화됐다. 이날 공개된 신작 ‘발리스틱(Ballistic)’은 5대5 전술 FPS(1인칭 슈팅게임)로, 리스폰 없이 진행되는 라운드 기반 구조다. 돌격소총, 저격총, 산탄총 등 클래식 무기를 활용해 전략적 팀플레이를 유도한다. 마이클 모든 에픽게임즈 글로벌 파트너십 시니어 디렉터는 “발리스틱은 포트나이트 개발자 도구인 UEFN(Unreal Editor for Fortnite)으로 만든 첫 FPS 콘텐츠”라며 “개발자뿐 아니라 크리에이터 누구나 이 툴을 활용해 자체 FPS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작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는 최대 52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소셜 롤플레잉 게임이다. 유저는 가상의 도시에서 직업을 선택하고 집을 짓고 친구를 사귀는 등 자유도 높은 일상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마이클 디렉터는 “레고는 한국 유저가 특히 선호하는 브랜드”라며 “브릭 라이프는 더 창의적이고 캐주얼한 경험을 원하는 유저층을 위한 최적의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접근성과 유통 채널 개선도 병행된다. 이날부터 포트나이트는 원스토어에 입점해 안드로이드 유저가 별도 APK 없이 간편하게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다. 넥슨과의 제휴를 통해 전국 넥슨 PC방에서는 포트나이트 접속 시 7월 31일까지 확장 출시 기념 의상 세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9월 15일까지는 한국 전통 연을 모티브로 한 ‘색동치마연 글라이더’도 제공된다. 이후에는 매월 PC방 전용 아이템이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 지원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울 기반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전문 개발사 벌스워크가 직접 제작한 신규 포트나이트 섬 ‘스쿼드: 팀 데스매치’, ‘바다: 원샷’이 공개됐다. 포트나이트 디스커버 화면에는 ‘한국 크리에이터 전용 섹션’도 신설됐다. 마이클 디렉터는 “UEFN은 단순한 개발 툴이 아니라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한국은 크리에이터 인프라와 개발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고, 벌스워크와 같은 사례가 글로벌 성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UEFN 기반 콘텐츠의 누적 플레이 시간은 2023년 기준 112억 시간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된 보상액은 3억5200만달러(약 4821억원)에 달한다. 오는 27일부터는 ‘오징어 게임’ 공식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허용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한국은 언리얼 엔진 기반 개발자 비중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앞으로 포트나이트는 K-컬처를 가장 빠르게 수용하고, 세계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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