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업 수익성·성장성은 개선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수 비중 40.9%…통계 작성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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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 AI(인공지능)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고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올랐다.
다만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내기도 벅찬 기업 비중은 1년 전에 비해 늘었다. 중소기업 비제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기업들이 늘어나면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 3만4167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9%로 나타났다. 1년 전(39%)보다 1.9%포인트(p) 늘었다.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100%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2023년 32.9%에서 지난해 31.1%로 1.8%p 줄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98.9%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면서 전년(221.1%)보다 올랐다.
정영호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장은 "전체 이자보상비율은 높아졌지만 건별로 보면 중소기업 비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업체들이 많아졌다"며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에서 영업이익이 줄면서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수 비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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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3.8→5.4%)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세전순이익률(4.5→5.2%)도 올랐다.
제조업(3.3→5.6%)은 전자·영상·통신장비업종에서 영업이익이 큰 폭 개선됐다.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었고 반도체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비제조업(4.4→5.1%)도 전기가스가 흑자로 전환되면서 상승했다. 전기가스업은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에너지가격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성장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외감기업들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4.2%를 기록했다. 전년(-2.0%) 대비 증가 전환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2.7→5.2%)은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늘었다.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수출단가가 오른 영향이다.
비제조업(-1.2→3%)은 운수·창고와 도·소매 등 서비스업 위주로 매출액이 증가 전환했다. 운수·창고업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오르면서 매출이 늘었다. 도·소매업의 경우 전년도 면세업 매출 감소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2.8→4.4%)과 중소기업(1.4→3.2%)이 모두 매출액이 늘었다.
기업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말 기준 기업 부채비율은 101.9%로 전년(102%) 대비 0.1%p 내렸다. 차입금 의존도(28.7→28.3%)는 0.4%p 하락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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