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2025 서울국제도서전’ 주빈 참여
천쉐·천쓰홍·우밍이·류즈위 등 20여 명 방한
천쉐·천쓰홍·우밍이·류즈위 등 20여 명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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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쉐 작가.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 독자와 여행자들에게 낯설면서도 친근한 타이완이 오는 18일 막을 올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으로 찾아온다. ‘대만감성(臺灣感性)’이라는 주제 아래 ‘문학’, ‘라이프스타일’, ‘비주얼’, ‘자연과 여행’, ‘음식과 엔터테인먼트’, ‘역사’의 여섯 가지 측면에서 타이완의 문화를 선보인다. 역대 가장 화려한 라인업의 타이완 작가 20여 명이 도서전 기간 한국을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특수한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에서 자라난 타이완 문학은 상처와 화해,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한국과도 통하는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성 있는 문체로 타이완 문학을 대표하고 있는 작가 4명을 미리 만나 본다.
‘타이완 퀴어 문학의 상징’ 천쉐
천쉐(陳雪) 작가는 1995년 첫 소설집 ‘악녀서’로 등장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타이완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장편소설 ‘마천대루’, ‘미궁 속의 연인’, ‘다리 위 아이’, ‘악마의 딸’, ‘나비’ 등을 발표했고, 산문집으로는 ‘같이 산 지 십 년’, ‘나 같은 레즈비언’, ‘우리는 모두 상처투성이의 연인이다’, ‘오직 쓰기 위하여’ 등을 출간했다.
타이완 퀴어 문학의 상징인 그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여성, 동성애자의 사랑과 관계를 그려낸다. ‘악녀서’는 여성들 사이의 정욕 묘사로 논란을 일으키며 절판까지 됐으나 독자와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복간됐으며 한국에는 오는 13일 출간된다.
천쉐는 대만에서 첫 동성결혼을 한 인물로, 작품에도 성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는 “사랑과 글쓰기는 동의어다. 나는 사랑할 때가 아니면 언제나 글을 쓴다”고 말하며 사랑부터 가족, 기억, 계급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며 육체와 감정, 글쓰기와 세계를 연결한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의식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타이완문학상 금전상,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올해의 소설 등을 수상했다.
타이완 퀴어 문학의 상징인 그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여성, 동성애자의 사랑과 관계를 그려낸다. ‘악녀서’는 여성들 사이의 정욕 묘사로 논란을 일으키며 절판까지 됐으나 독자와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복간됐으며 한국에는 오는 13일 출간된다.
천쉐는 대만에서 첫 동성결혼을 한 인물로, 작품에도 성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는 “사랑과 글쓰기는 동의어다. 나는 사랑할 때가 아니면 언제나 글을 쓴다”고 말하며 사랑부터 가족, 기억, 계급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며 육체와 감정, 글쓰기와 세계를 연결한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의식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타이완문학상 금전상,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올해의 소설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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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쓰홍 작가. [민음사] |
앞으로 더 기대되는 ‘젊은 거장’ 천쓰홍
천쉐가 여성들의 사랑을 다룬다면, 천쓰홍(陳思宏)은 남성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소설가이자 영화배우, 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장편소설 ‘귀신들의 땅’으로 타이완의 양대 문학상인 금정상 문학 부문과 금전상 연도백만대상을 수상하며 타이완의 젊은 거장으로 떠올랐다. ‘귀신들의 땅’과 ‘67번째 천산갑’은 한국에도 출간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동성애자로서 정체성 인정과 가족, 사회와의 갈등 가운데 고뇌하는 남성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반항과 도피를 원하지만 여러 관계 속에서 이해와 사랑을 배우고 결국 가족을 되찾는 여정에 나선다.
12개 언어로 출간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67번째 천산갑’에는 영화배우이자 정치인의 아내로 유명 인사의 삶을 누리지만 마음은 황폐한 여성과 애인과 헤어진 후 프랑스 파리에서 고립된 삶을 사는 동성애자 남성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알게 된 이들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과 같은 관계지만,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안식처가 되어 주며 가족이나 애인보다 더 가까운 친구로 존재한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독창적인 문체로 다양한 고독의 양상과 상처의 치유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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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밍이 작가. [The Booker Prizes] |
英 ‘부커상 후보’ 우밍이
우밍이(吳明益) 작가는 때때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농사를 지으며 대학교 문학과 교수로도 일하는 다재다능한 작가다. 산문집 ‘나비탐미기’와 소설 ‘오늘은 휴일’,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복안인’, ‘도둑맞은 자전거’ 등을 출간했다. 타이베이문학상,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소설부문 대상, 프랑스 문학상 리브르 앵쉴레르상 등을 수상하며 현대 타이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도둑맞은 자전거’는 자전거와 함께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을 찾다 베일에 싸여 있던 아버지의 과거와 전쟁 피해자의 역사를 마주하게 되는 아들 ‘청’의 이야기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환상성과 섬세한 서사로 풀어냄으로써 일본의 식민 통치, 중국과의 복잡한 역사로 상처 입은 타이완을 조망한다. 강한 흡인력으로 극찬을 받은 이 소설은 차이나타임스 오픈북어워즈 올해의 작가상 총 6회 수상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타이완 최초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르며 대만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8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른 당시 주최 측이 자신의 국적을 ‘Taiwan’에서 ‘Taiwan, China’로 바꿔 표기하자 즉각 항의한 일화는 그가 타이완 출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 예다. 언론 보도와 시정을 요구하는 그의 청원이 이어지자 주최 측은 우밍이의 국적 표기를 ‘Taiwan’으로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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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즈위 작가. [王思勻] |
‘페미니즘 대표 작가’ 류즈위
류즈위(劉芷妤)는 타이완 최고의 페미니즘 작가로 꼽힌다. ‘이단’으로 전국학생문학상 산문 부문 가작상을, ‘잠자는 미녀’로 전국학생문학상 소설 부문 일등상을 받은 데 이어 ‘두꺼비 아파트’로 교육부 문예창작상 현대희곡 우수상을, ‘미시회’로 가오슝 문학 창작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을, ‘국외’로 신베이시 문학상 산문 부문 삼등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일 국내에 소개된 단편집 ‘여신 뷔페’는 여성이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먹는다는 뜻의 페미니즘 백래시(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집단적 공격) 표현인 ‘여권 뷔페’를 변형한 제목이다. 류즈위는 여덟 편의 단편을 통해 출산과 양육의 책임, 고부 갈등, 워킹맘, 신체 자기 결정권, 언어폭력, 가정 폭력 등 다양한 상황을 예시로 들며 현대 사회 속 여성의 처지를 직시한다. “사람이 ‘여신’으로 추앙받을 수 있게 된 시대, 젠더를 향한 사람들의 태도와 인식은 과연 과거보다 문명화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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