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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년 내 3240 간다”…‘주가부양책·外人 컴백·관세戰 완화’ 3박자로 이재명 랠리 이어질까 [투자360]

헤럴드경제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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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년 내 3240 간다”…‘주가부양책·外人 컴백·관세戰 완화’ 3박자로 이재명 랠리 이어질까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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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경기부양 기대…外人 ‘바이 코리아’로 증시 견인
“장기간 저평가 끝 밸류업 성과 가시화”…證, ‘삼천피’ 가능성 무게
美 관세 탓 수출 감소 리스크 잔존…“하반기 정체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 만에 코스피 지수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란 꼬리표를 떼고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 시대 개막을 코앞에 둘 정도로 수직 상승세를 보인다. ‘허니문 랠리’에 힘입어 새 정부 들어서만 7% 넘게 상승한 코스피 지수가 3년 5개월 만에 2900고지에 올라서면서다.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개혁 의지가 상법 개정 등으로 구체화하는 게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추경에 따른 내수 부양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큰손’ 외국인 투자자가 빠른 속도로 국내 증시에 복귀 중인 것도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원동력이다. 여기에 미·중 관세 협상 타결 등 대외적 호재도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글로벌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 리스크가 여전하단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정책 추진력만으로는 중장기적 상승세가 쉽지 않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3년 5개월 만에 다시 오른 2900피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1포인트(1.03%) 오른 2901.36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2900선에 오른 것은 지난 2022년 1월 18일(2902.79) 이후 처음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6.04%(종가 기준) 올랐고, 이날도 1%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 지수와 비교했을 때도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은 최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9.69%(2399.49→2871.85) 상승한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을 웃도는 곳은 홍콩 항셍 지수(23.13%), 독일 DAX 지수(19.79%) 정도다.

지난 4월 9일 종가 기준 2293.70으로 2300선마저 무너진 코스피는 이후 급반등해, 전날(2871.85)까지 2개월 만에 무려 578.15포인트(25.21%) 상승했다.

대선 전부터 주요 후보들의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증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상법 개정 재추진에 힘입어 정책 모멘텀이 더욱 강해졌다.


증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지배권 남용 근절 등을 통한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1년의 유예기간을 삭제하고 ‘3%룰’(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을 추가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더욱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밝혔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871.85)보다 15.47포인트(0.54%) 오른 2887.32에 개장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871.85)보다 15.47포인트(0.54%) 오른 2887.32에 개장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심한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2차 추경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밝히고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만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주가 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적 드라이브 덕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국내 증시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인은 지난달 1조1000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선 벌써 4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일 정도로 강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외국인에겐 한국 증시 매력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20분 현재 1364.5원을 기록 중이다. 연초 1500원대에 근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180도 달라진 셈이다.

삼천피 바라보는 증권가
코스피가 장기간 침체로 인해 저평가된 상황도 지수 상단을 열어놓게 하는 배경이다. 현재 9.6배 수준인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인 9.97배를 회복한다고 가정하면 적정 지수 레벨은 2930이 넘는다. 현재 0.95배 수준인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회복할 경우 코스피는 2990대를 넘어서게 된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주주 친화적 정책의 결과는 시장의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랜 기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며 제기됐던 밸류업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하며 하반기 주식 시장의 등락 상단은 10년 평균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는 305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관세 전쟁은 미·중 고위급 협상을 계기로 상호관세가 유예되는 등 리스크의 정점을 통과하고 점차 완화하는 양상이다.

관세 우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도 미·중 협상 분위기 속에 주가가 회복세를 보인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871.85)보다 15.47포인트(0.54%) 오른 2887.32에 개장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871.85)보다 15.47포인트(0.54%) 오른 2887.32에 개장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중국과 관계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소비재와 엔터·미디어, 게임, 관광 등 업종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코스피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장밋빛’이다.

이날 KB증권은 향후 12개월(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지수 목표를 3240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위협이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국증시는 달러 약세와 내수 부양책, 자본시장 개혁 추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단기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 등 단기 리스크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구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특히 주도 업종과 주도주는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관세發 수출 부진 우려 등 대외적 리스크가 변수
반면, 코스피 지수가 추세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엔 한계가 분명하단 우려도 나온다.

보편관세 10%에 자동차 25%, 철강 50%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고 있고, 반도체와 의약품도 관세 부과가 예정된 만큼 미국발 관세전쟁의 영향이 하반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주력 상품 중 반도체가 역대 5월 최대치를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자동차 수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세도 증시 수급에 우호적 조건이지만 기업 수출과 이익 전망에는 부정적 요소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출 하강으로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데, 지배구조 개선, 내수 부양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증시는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및 경기 부양책을 선반영하며 2분기 말~3분기 초 초강세를 보인 후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소비 및 수출 둔화를 확인하며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