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고 합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에게 투표한 첫 번째 이유는 '계엄 심판· 내란 종식' 이었습니다. '경제'는 세 번째였습니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순서가 바뀐 조사가 나왔습니다. '경제 위기 극복'이 절반에 가까운 최우선이었고, '계엄 진상 규명과 처벌'은 16%에 그쳤습니다.
한국 경제는 지난 1년간 사실상 성장을 멈췄습니다. 4분기 연속 '제로성장'은 과거 대형 경제 위기 때도 없던 일입니다.
"민생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 대통령은 가장 먼저 '비상 경제 점검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성장'만 생각하고 서둘러 대책만 세운다고 경제가 금방 회복되지는 않을 겁니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는 취임 약속, 신중해야 합니다.
"1.8% 이상의 성장을 해야 된다, 재정 동원하고 금리 낮추고...그렇게 되면은 재정도 이상해지고 나라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그것보다 ‘구조조정을 해라’,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그걸 해야 된다."
재정 동원 같은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구조조정이라는 쓴 약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총재는 최근에도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알을 깨는 고통이 수반된다"고 했습니다.
더 지체할 수도 없습니다. 하버드대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첨단 기술 국가 순위는 종합 5위입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자세히 보면 위기라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는 경쟁국인 일본, 대만에도 밀린 5위입니다. 미래 경쟁의 최전선인 AI 분야는 9위로 인도, 캐나다에도 뒤진 '2군'으로 분류됐습니다. 바이오 10위, 양자 12위, 우주 13위. 선두권과 거리가 있습니다.
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핀란드의 노키아가 대표적이죠. 국가 수출 25%를 차지했지만, 시대에 뒤처져 몰락했습니다. 하지만, '노키아가 죽으니 핀란드가 살아났다'고 합니다.
"세상은 변하고, 시장은 변하며,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합니다. 핀란드는 이제 막 그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순간, 과감한 혁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위기가 성장의 끝이 아닌 혁신의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6월 10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생사의 기로'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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