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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할 준비를 마쳤다.
토트넘이 프랭크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로 여겨졌던 그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고, 프랭크 감독은 물론 그의 사단과의 합의까지 마쳤다는 소식이다. 지난 2022년 브렌트퍼드와 재계약을 맺었던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토트넘이 브렌트퍼드에 낼 위약금은 무려 1000만 파운드(약 184억원)로 알려졌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를 통해 "토마스 프랭크가 토트넘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다"며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계약 조건을 두고 합의를 마쳤으며, 브렌트퍼드는 1000만 파운드의 위약금을 받고 프랭크를 내보낼 예정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대체할 인물"이라고 밝혔다.
로마노는 또한 특정 인물의 이적이 완료됐을 때 붙이는 "Here we go"를 붙이며 프랭크 감독이 조만간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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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지 3일 만이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17년 만에 트로피를 가져온 것과 41년 만의 유럽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대단한 업적이지만,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고려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서로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는 게 토트넘의 설명이었다.
일각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유로파리그 우승 업적을 높게 평가해야 마땅하기 때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유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의 이면에 있던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이 그의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트넘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17위(11승5무22패).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다패 기록과 최저 순위 기록 등을 세우면서 굴욕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바지 유로파리그 우승이 아니었다면 그저 실패로 남을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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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토트넘이 이번 시즌처럼 리그 성적을 포기하고 컵 대회 우승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구단은 리그 운영에 강점이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구단도 "구단 이사회는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팀을 위한 최선의 이익이 될 거라고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며 "토트넘은 리그 66경기에서 승점 78점을 가져왔다. 이것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악의 시즌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부상과 유럽대항전을 우선시하기로 한 결정 등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은 구단에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지만, 이번 우승에 맞춰 감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며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구단은 또 "우리는 여러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으며, 접근 방식의 변화가 다가오는 시즌과 그 이상에서 강력한 기회를 줄 거라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은 우리가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으며, 가볍거나 성급하게 결정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한 최선의 기회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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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사실상 3일 만에 새 사령탑을 찾았다. 이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부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 물색 작업을 펼쳤고, 일찍이 프랭크 감독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시즌 막바지부터 나왔던 보도를 종합하면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열리기 전부터 프랭크 감독과 더불어 안도니 이라올라(본머스), 마르코 실바(풀럼), 올리버 글라스너(크리스털 팰리스) 등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구단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낸 지도자들을 차기 감독 후보로 올려두고 접촉했다.
이라올라 감독과 글라스너 감독의 경우 현재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본머스와 크리스털 팰리스가 재계약을 천명해 금세 후보 명단에서 빠졌고, 결국 토트넘은 실바 감독과 프랭크 감독을 저울질한 끝에 프랭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쳐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명문 브뢴비 IF에서 프로 감독에 데뷔, 2016년부터는 브렌트포드에 합류해 수석 코치로 일하다 2018-19시즌 도중 당시 브렌트퍼드의 감독이었던 딘 스미스가 팀을 떠난 뒤 정식 감독이 된 이후 지난 시즌까지 브렌트퍼드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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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0-21시즌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스완지 시티를 꺾고 브렌트퍼드를 7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타 구단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선수단을 데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9위, 10위에 오르는 등 자신이 최상위 리그에서도 통하는 지도자라는 것을 입증했다.
프랭크 감독의 장점으로는 유연한 전술 변화와 대응 능력이 꼽힌다.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후방 빌드업과 측면 자원을 활용한 속공, 위치에 따른 압박 강도 조정 및 수비라인 조율 등 확실한 색채를 갖고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상대의 전술에 대응하는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 바로 프랭크 감독이다.
다만 토트넘처럼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클럽을 이끈 경험이 없고, 특히 다음 시즌 토트넘이 참가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걱정거리로 꼽힌다. 이는 브뢴비 시절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프랭크 감독이 자신의 과거 경험을 살려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사진=파브리치오 로마노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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