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공원에서 칼 들고 난동
시신은 자택·인근 건물서 발견
경찰, 신고 10시간 만에 검거
용의자 “돈 꿔줬는데 못받아”
시신은 자택·인근 건물서 발견
경찰, 신고 10시간 만에 검거
용의자 “돈 꿔줬는데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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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살인·난동 용의자 차철남 - 19일 경기 시흥에서 발생한 흉기 살인·난동 사건의 용의자 차철남(왼쪽에서 둘째)이 이날 오후 검거돼 시흥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차씨는 앞서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편의점 주인과 건물주 등 2명을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경기 시흥시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흉기로 찌른 뒤 도주한 용의자 차철남이 경찰에 붙잡혔다. 차씨는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1명을 흉기로 찌른 뒤 도망쳤는데, 그의 행적을 쫓던 경찰이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공개수배를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인 이날 오후 7시 24분쯤 차씨를 시화호 인근에서 검거했고, 현재 범행 동기와 과정에 대해 조사 중이다. 그는 범행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국적인 차철남은 이날 오전 9시 34분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편의점 주인인 6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찌른 뒤 도망쳤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탐문 결과 차씨는 이 편의점 단골손님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A씨는 얼굴과 배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감시 카메라를 확인, 범행 시각에 차량을 타고 편의점 앞을 지나간 차씨를 용의자로 파악했다. 차적 조회를 통해 오전 11시쯤 차씨의 원룸으로 찾아갔지만, 차씨는 없었고 시신 1구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건물 세입자의 시신으로 파악됐다”며 “칼에 찔린 흔적이 여러 곳에 있었고, 부패 정도가 심해 사망한 지 며칠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경찰이 차씨를 체포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추가 범행이 벌어졌다. 오후 1시 21분쯤 편의점에서 약 2㎞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B씨가 칼에 찔린 것이다. B씨는 차씨가 세 들어 살고 있는 원룸의 주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차씨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는 등의 이유로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는 B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B씨는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쯤엔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차씨 원룸과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앞서 숨진 채 발견된 세입자의 동생(남)으로 파악됐다. 시신으로 발견된 둘은 중국 국적의 50대 형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씨가 세입자 형제를 살해한 뒤 편의점 주인 A씨, 집주인 B씨를 차례로 공격하고 도주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차씨는 취재진이 범행 동기를 묻자 “경제적 거래가 좀...(있었다). 저한테 돈을 꿨는데, 그걸 12년씩 갚지 않고...”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과 얼마의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씨가 오랫동안 피해자들에게 분노를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 사실관계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시흥시는 차씨가 장시간 잡히지 않자 한때 ‘오늘 정왕동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색 중이다.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시흥=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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