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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베트남 바다에 '풍력 발전 숲' 만든 SK…"재생에너지 2배로"

뉴시스 류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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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베트남 바다에 '풍력 발전 숲' 만든 SK…"재생에너지 2배로"

서울 / 23.4 °
탄푸동 해상풍력 발전 단지 현장 방문
500m 간격 36기…"연 500억원씩 수익"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배 이상 확대"
[티엔장=뉴시스]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 중인 베트남 TPD 해상풍력단지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E&S) 2025.5.19. photo@newsis.com

[티엔장=뉴시스]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 중인 베트남 TPD 해상풍력단지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E&S) 2025.5.19. photo@newsis.com



[티엔장=뉴시스] 류인선 기자 = 지난 13일 오후, 베트남 남부 최대도시인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130km 거리인 티엔장성 벤짜우 선착장. 메콩강과 남중국해가 만나는 베트남 최남단 지역의 이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30분을 나아갔다.

그곳에는 거대한 풍력 터빈 36기가 거센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솟아 있었다. 축구장 25개를 합친 25만㎡ 규모의 탄푸동(TPD) 해상풍력 발전 단지다.

이곳 풍력 터빈은 높이만 105m로 4.2메가와트(㎿)급 터빈이 500m 간격으로 줄지어 있다. 터빈과 날개가 모두 흰색이어서 마치 바다 위에 초대형 자작나무 숲을 조성한 것 같은 느낌이다.

배가 터빈에 접근하자 모노파일에 설치된 베트남 국기가 강하게 펄럭이며, 이곳 바람이 어느 정도 세찬지 짐작케 했다.

베트남 앞 바다의 연 평균 풍속은 6~8m/s. 워낙 바람이 많이 불어 먼 바다에 나가지 않고 육지에서 5km 남짓 떨어진 이곳 풍력 단지에서도 발전에 필요한 풍력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이날도 육지는 날씨가 맑았지만 이곳 발전 단지에는 7m/s 안팎의 거센 바람이 불었다.

모노파일에 설치된 사다리에 오르자 건물 35층 높이의 기둥과 지름 150m에 달하는 날개가 위용을 드러냈다. 이 날개는 기자의 머리 위를 돌 때마다 바람을 가르며 '후훅'하는 엄청난 풍절음을 만들어냈다.


SK, 지분 45% 보유한 파트너…연매출 500억원

이 탄푸동 해상 풍력 발전 단지는 한국의 SK이노베이션 E&S가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재생에너지의 핵심 기지다.

총 150메가와트(㎿) 규모로, 티엔장 일대에서 최대이자, 최초로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연간 발전량은 총 443기가와트시(GWh)로 베트남 현지 기준 2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베트남 기업인 TTC의 자회사 GEC가 개발에 나섰고, SK이노베이션 E&S는 2022년 파트너사로 참여해 지분 45%를 확보했다.

[티엔장=뉴시스]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 중인 베트남 TPD 해상풍력단지의 터빈. (사진=SK이노베이션 E&S 제공) 2025.5.19. photo@newsis.com

[티엔장=뉴시스]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 중인 베트남 TPD 해상풍력단지의 터빈. (사진=SK이노베이션 E&S 제공) 2025.5.19. photo@newsis.com


이곳에서 만든 전력은 베트남 국영전력회사(EVN)가 장기 고정가격으로 매입한다. 이를 통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알짜 사업이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 E&S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초기지로 베트남 남부를 택한 이유는 자연환경과 우호적인 정책으로 이 지역 풍력 발전 사업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어서다.


베트남은 일조량이 많은 데다 남북으로 긴 해안에서 연평균 고른 바람이 불어 태양광 및 풍력발전에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E&S도 2020년 베트남 남부 닌 투언 지역에 131㎿ 태양광 설비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거래계약(PPA) 제도를 도입했으며, SK이노베이션 E&S도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제조 업체들을 상대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PP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겨냥…"전 세계로 무대 넓힌다"

앞으로 글로벌 탄소시장이 열리면 탄소배출권도 직접적인 수익 창출 수단이 될 수 있다. TPD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SK이노베이션 E&S가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인정받으면 탄소배출권을 연간 26만톤씩 15년 동안 확보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동남아와 동유럽, 북미 등으로 사업 무대를 넓힐 태세다. 전 세계를 무대로 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현재 보유한 1GW 규모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2030년까지 2배 이상으로 키워 재생에너지 사업을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핵심축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국내 민간 1위 재생에너지 사업자로 지금까지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SK이노베이션의 재생에너지 글로벌 파이프라인 사업 계획. 2025.5.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SK이노베이션의 재생에너지 글로벌 파이프라인 사업 계획. 2025.5.19.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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